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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6+EV6·9 다 합쳐도 상대 안 된다...'중국산 테슬라' 돌풍 어디까지

입력
2023.10.11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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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만 국내서 4206대 판매
벤츠 E클래스도 제치며 수입차 1위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RWD) 내부. 김형준 기자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RWD) 내부. 김형준 기자


가격을 크게 낮춘 '중국산 테슬라' 돌풍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와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빠르게 늘어나는 중국산 전기차가 우리 국민의 혈세로 마련한 보조금을 싹쓸이하는 점을 걱정하면서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서둘러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1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가 발표한 지난달 국내 수입차 판매 기록에서 '테슬라 모델Y'가 무려 4,206대 팔리며 전체 수입차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인 8월과 비교하면 무려 876%나 뛴 수치로 국내 최고 인기 수입차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까지 따돌린 결과다.



LFP 배터리 장착해 가격 낮춘 모델Y

테슬라 모델Y RWD. 김형준 기자

테슬라 모델Y RWD. 김형준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만드는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RWD) 차량의 선전을 어느 정도 예견했다지만 전기차 시장의 판매 둔화 추세까지 거스르는 모습에 당혹하는 모습이다. 특히 9월에는 아이오닉5·아이오닉6와 EV6·EV9 등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 대수를 모두 합쳐도 모델Y에 미치지 못했던 점은 몹시 뼈아프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테슬라 모델Y가 돌풍을 일으킨 가장 중요한 이유로 가격 경쟁력을 꼽는다. 지난해 한때 1억 원을 넘기기도 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하이니켈 배터리 대신 값이 싼 중국 닝더스다이(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담아 출고가를 낮출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모델Y RWD의 국내 기본 가격은 친환경차 국고보조금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5,699만 원부터 시작,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추가 지원금까지 더하면 실제 구입 비용은 4,000만 원대까지 낮출 수 있다. 여기에 구매 혹은 탑승 경험자들을 중심으로 '중국산이더라도 기존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후기가 속속 나오면서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겨울철에 취약한 LFP, 재활용도 어렵다"

토레스 EVX. KG모빌리티 제공

토레스 EVX. KG모빌리티 제공


이런 분위기 속에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달 말부터 할인 프로모션(EV세일페스타)을 실시하고 KG모빌리티도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EVX를 내놓으며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차종인 아이오닉5·6, EV6의 경우 ①제조사 할인과 더불어 ②정부의 '전기승용차 구매 국비보조금 확대 방안'에 따른 추가 보조금, 여기에 ③월별 재고 할인까지 더하면 최대 500만 원에 육박하는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는 보조금 적용 시 3,000만 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가 모델Y 돌풍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가격만 살피기보다 서비스 네트워크와 친환경 요인 등을 꼼꼼히 살펴 사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도 "테슬라는 9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며 현대 하이테크 센터(22곳)와 비교해 적다"며 "LFP 배터리 특성상 저온에서 주행 거리가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한국의 겨울을 겪어본 뒤 판단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①LFP 배터리로 중국 기업들이 우리 혈세(보조금)를 가져가고 ②LFP 배터리는 재활용이 어렵다는 점 등을 알아야 한다"며 "정부도 LFP 배터리가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보다 재활용이 어렵다는 점까지 감안해 보조금 지급 기준을 다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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