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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세우기 그대로 둔 대입개편안, 고교학점제 취지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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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2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시안이 어제 나왔다. 2025년 원하는 과목을 골라 배우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따른 개편안이다. 그런데 내신 등급을 줄이되 상대평가를 병기토록 했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통한 정시 비중도 현행대로 유지키로 했다. 본인 적성에 따라 공부를 하라면서 줄 세우기는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감안해 내신 9등급제를 5등급제로 완화했다. 소모적인 내신 경쟁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당초 2, 3학년은 전면 절대평가를 하겠다는 방침과 달리 1~3학년 모두 절대평가와 동시에 상대평가를 함께 기재하기로 했다. 학교의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이유인데, 절대평가는 참고용일 뿐 사실상 상대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변별력은 지금보다 크게 낮아진다. 1등급이 4%에서 10%로, 2등급은 11%에서 34%까지 확대된다. 대학들로선 변별력이 높은 정시 비중을 확대하거나 대학별 고사를 강화할 수 있다. 교육부도 안정성을 위해 현재 40%인 서울 주요 대학 정시 비중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정시 비중을 낮추거나 아예 수능을 자격고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에 역행한다.
수능 모든 영역에서 선택과목을 없앤 건 긍정적이다.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똑같이 만점을 받더라도 표준점수에 큰 차이가 생기는 문제를 없애기 위한 조치다. 최근 9월 모의평가에선 지구과학Ⅱ와 Ⅰ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무려 23점에 달했다. 하지만 미적분Ⅱ 등이 공통과목에서 빠지면 의대 쏠림에 문과생들까지 가세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고교학점제 무력화다. 본인의 적성이나 흥미가 아니라 수능이나 내신 성적을 받기 좋은 과목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강생이 적어서 폐강하는 과목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물론 고교학점제 도입 초기 일정 정도 혼선은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에겐 잔혹한 형벌이다. 대국민 공청회 등 의견 수렴 과정에서 충분히 듣고 보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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