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한국만 '화들짝'... 코스닥 7개월 만에 800선 깨져

입력
2023.10.10 17:30
수정
2023.10.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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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2.6% 내린 795로 마감
호황 주도 테마주 수급 마른 탓
닛케이 +2.4%, 항셍은 +1% 반등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0일 코스닥지수가 7개월 만에 800선 아래로 추락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차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닥은 전장 대비 2.6% 내린 795로 마감했다. 800선이 깨진 것은 3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강보합권을 유지하던 코스피도 막판 뒷심을 잃고 소폭(-0.3%) 하락했다. 마감가는 2,402.58이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는 간밤 뉴욕 3대 증시가 강세를 띤 데 힘입어 반등했다. 일본 닛케이225가 2.4%, 홍콩 항셍은 1%(오후 5시 기준) 상승했다. 아직 전쟁 확산 가능성을 낮게 보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비둘기적' 발언에 더 주목했기 때문이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9일(현지시간)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인한 금융 전반의 긴축 상황을 인식하고,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평가하는 데 이를 염두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시장금리가 충분히 높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재점화하는 등 자국 이슈로 하락했지만 그 폭(-0.7%)이 크지는 않았다.

유독 한국 증시만 스러졌던 이유로 전문가들은 수급 문제를 지적한다. 주식을 살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고금리 지속 우려로 투심이 악화하자 지난달부터 양대 증시 거래대금은 각각 10조 원을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거래대금이 적을수록 주가는 미세한 자극에도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특히 2차전지주 등 테마주의 부진이 심한 상태다. 쏠림이 컸던 만큼 발을 빼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일 '황제주'를 반납한 에코프로는 이날 6.3% 하락해 6월 19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80만 원을 밑돌았다(종가 78만6,000원). '형제주' 에코프로비엠도 5.3% 내려 22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더불어 각광받았던 엔터주도 JYP엔터 마이너스(-)4%, 에스엠 -6.7% 등 낙폭이 컸다.

오후 5시 에너지 선물 가격은 0.4% 약세로 돌아섰다. 전쟁 긴장감에 간밤 4% 급등했으나 "여파는 제한적"이란 관측이 점점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러나 "향후 사태 전개 양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금융시장·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24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윤주영 기자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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