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작전 주도한 신적인 존재"...육성 공개된 모하메드 데이프, 누구?

입력
2023.10.09 20: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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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단 동원해 이스라엘 공격" 육성 명령
"매일 거처 바꿔" 베일 가려진 하마스 '핵심'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알 아크사 홍수'(Al Aqsa Flood) 작전을 주도한 인물은 하마스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IQB)을 이끄는 모하메드 데이프로 추정된다. 하마스가 작전 개시 이후 공개한 육성 파일에서 그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범죄 등을 우리는 종식시키려 한다"고 공습 이유를 밝혔다.

멕시코 언론 SDP노티시아스가 9일 보도한 하마스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IQB) 지도자인 모하메드 데이프 사진. 데이프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인 '알 아크사 홍수'(Al Aqsa Flood) 작전을 주도한 인물로 추정된다. SDP노티시아스 캡처

멕시코 언론 SDP노티시아스가 9일 보도한 하마스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IQB) 지도자인 모하메드 데이프 사진. 데이프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인 '알 아크사 홍수'(Al Aqsa Flood) 작전을 주도한 인물로 추정된다. SDP노티시아스 캡처


난민캠프 태어나 20대 하마스 합류... 테러활동 주도

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이스라엘 와이넷뉴스 등에 따르면, 데이프는 육성 파일에서 "이스라엘은 이슬람 운동을 공격했고, 알 아크사를 모독했다. 하마스 대원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라"고 명령했다. 알 아크사는 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모스크다. 그는 "오늘은 더 밝고 영광스러운, 새로운 역사가 열리는 날"이라고 했다.

데이프는 1965년 가자지구 내 칸유니스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본명은 '모하메드 디압 이브라힘 알마스리'이며, 그의 아버지와 삼촌은 1950년대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저항 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프가 하마스에 합류한 시기는 1980년대 말로 추정된다. 그는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을 납치, 살해하는 테러 활동에 적극 가담했다. 특히 군사적 식견이 상당해 로켓, 폭탄 등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프로젝트에도 다수 관여했다. 그는 2002년 이스라엘 공습으로 IQB 지도자인 셰이크 살라 셰하데가 사망하자 새로 조직을 이끌게 됐다.

9일 가자지구 경계 지역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탱크에서 장비를 만지고 있다. 이스라엘=AP 연합뉴스

9일 가자지구 경계 지역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탱크에서 장비를 만지고 있다. 이스라엘=AP 연합뉴스


매일 거처 바꾸며 수십년 감시 피해... "신성시될 것"

이스라엘은 데이프를 수차례 공격했지만 실패했다. 데이프는 이스라엘 정보당국 눈을 피해 매일 밤 거처를 바꿔가며 숨어 지내왔다. 이런 이유로 그는 아랍어로 '손님'이라는 뜻을 가진 '데이프'로 불리게 됐다.

지난 20여 년간 최소 7차례 공습을 전개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데이프는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팔을 다치고, 한쪽 눈을 실명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심각한 다리 부상으로 휠체어에 의존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는 하마스 내 정치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공개 발언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군사 조직 수장으로 활동하는 건 팔레스타인인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자지구의 알아자르대 교수인 음카이마르 아부사다는 "데이프는 신성한 인물로 여겨져 왔는데, 이번 작전으로 그는 더욱 신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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