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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맞아 지역 미술전 러시… 전통예술·현대미술 결합도

입력
2023.10.10 04: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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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다음 달 2~5일 116개 갤러리 참여 아트페어
목포·진도 수묵비엔날레, 진주선 전통공예비엔날레

알렉스 카츠, Laura 13, 2017. Diaf 제공

알렉스 카츠, Laura 13, 2017. Diaf 제공

가을이 깊어가며 전국 곳곳이 미술관으로 탈바꿈한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모처럼 여러 미술전이 펼쳐진다. 미술시장 불황 속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아트페어(미술장터)에서부터 전통예술의 현대화를 추구한 전시까지. 가을 단풍 색깔만큼 볼거리가 다채롭다.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는 다음 달 2~5일(2일은 VIP 사전관람) 6개국(한국, 일본, 러시아, 영국, 독일, 프랑스) 116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대구국제아트페어(Diaf·디아프) 2023'이 열린다. 디아프는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 아트부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3대 아트페어를 지향한다.

대구화랑협회가 2008년 대구아트페어로 시작해 지난해 디아프(Diaf·Daegu International Art Fair)로 이름을 바꾼 이번 행사에는 국제갤러리, 가나아트센터 등 서울의 대형 갤러리도 참가한다.

특히 단색화의 거장 이우환 작가의 '프롬 라인(From line)' 연작 가운데 100호 크기의 대작이 출품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96세의 현대미술 거장 알렉스 카츠의 인물화 '로라' 연작 가운데 한 작품도 나온다. 현대미술의 추상미술 붐 속에서도 꿋꿋이 구상회화를 고집해 온 그의 작품은 검은색 배경에 2~3개의 색과 단순한 선을 쓴 미니멀리즘이 특징으로 세련된 느낌을 준다. 데이비드 호크니, 앤디 워홀, 제프 쿤스, 쿠사마 야요이 등 해외 거장의 작품도 다수 나올 예정이다.

장욱진, 나무, 1985(왼편). 장욱진, 아이들, 1980.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제공

장욱진, 나무, 1985(왼편). 장욱진, 아이들, 1980.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제공

전남과 경남에선 전통예술을 현대미술과 접목한 작품을 내놓은 이색 전시가 비슷한 시기에 나란히 열린다. 목포문화예술회관, 진도군 운림산방 등지에서 지난달 1일부터 열리고 있는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는 수묵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여럿 만나볼 수 있다.

전남도 주최로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한지에 먹물로 그린 전통 수묵화뿐 아니라 수묵화에 현대 회화, 미디어아트, 사진 등의 장르를 결합한 작품을 포함해 총 350여 점의 수묵 작품이 나온다. 전시 주제도 수묵의 다변화, 국제화의 의미를 담은 '물 드는 산, 멈춰 선 물-숭고한 조화 속에서'다.

한국 추상화를 확립한 거장인 장욱진이 동화·목가적 소재를 현대적 수묵화로 표현한 '나무'(1985), '아이들'(1980)과 같은 작품이 전시된다. 백남준 작가가 머리카락, 손, 넥타이 등에 먹물을 묻힌 뒤 행위예술을 선보이며 완성한 작품 ‘머리를 위한 선(禪)’(1961)도 출품된다. 전시는 31일까지.

정진호·하지훈, 시간선율,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제공

정진호·하지훈, 시간선율,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제공

전통공예를 창조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대거 볼 수 있는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도 다음 달 1~30일 1925년 건립된 근대문화유산인 진주역차량정비고와 일호광장 진주역에서 열린다.

2021년 처음 개최돼 올해가 두 번째인 이 행사에는 국내외 작가 47명의 공예작 180여 점이 전시된다. 이번 비엔날레는 '오늘의 공예, 내일의 전통'이 주제다.

이번 전시에는 소목장 6명과 디자이너 6명이 협업해 전통공예와 현대가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공예작 총 20점이 전시된다. 한 예로 소목 장인 정진호(경남도 무형문화재 제29호)씨와 하지훈 계원예술대 리빙디자인과 교수가 협업해 내놓은 '시간선율'이란 작품은 전통 좌등과 블루투스를 결합해 이채롭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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