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없이 집 들어온 경찰 음주측정 거부 40대 무죄

"영장없이 주거지 진입, 적법 절차 아냐"

청주지방법원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집으로 찾아온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에 불응한 40대 운전자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김경찬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오후 8시 45분쯤 자신이 거주하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 한 아파트에서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한 혐의이다.

당시 경찰은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 해당 차량 소유자인 A씨 집으로 찾아갔다. 경찰은 A씨 집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신고 내용이나 방문 목적 등을 말하지 않았다. A씨는 "동의 없이 집 안까지 들어온 것은 적법하지 못하다”며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수 차례 거부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김 부장판사는 "영장이나 허락 없이 집에 들어가 음주 측정을 요구한 것은 위법하므로 불응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피고인은 이미 운전을 마친 후 주거지에 들어가 샤워하고 있었으므로 음주운전 현행범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청주=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