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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이후의 품위를 보여준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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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1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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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지미 카터 노벨평화상

퇴임 이후의 삶을 통해 전직 대통령의 품위를 한껏 과시한 지미 카터. 연합뉴스

퇴임 이후의 삶을 통해 전직 대통령의 품위를 한껏 과시한 지미 카터. 연합뉴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 산의 대통령 얼굴 조각(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이브러햄 링컨)은 1941년 완성됐다. 미국 한 온라인 매체가 정치학자 등을 대상으로 벌인 2021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들 4명은 지금도 대통령 인기순위 상위 5위 안에 포진해 있다. 나머지 한 명은 존 F. 케네디(2위)였고, 순위는 링컨-케네디-워싱턴-제퍼슨 순이었다. 5~10위에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프랭클린 루스벨트, 버락 오바마, 로널드 레이건, 해리 트루먼 순서로 꼽혔다. 비호감도 1위는 리처드 닉슨, 2위는 도널드 트럼프였다.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1924~)는 인기도 인기지만 존재감이 적은 정치인이라 할 만하다. 그는 전체 인기순위에서 빌 클린턴에 이은 14위였고, 민주당 지지자 투표에서는 7위인 클린턴보다 앞선 6위, 지지 정당이 없는 응답자 투표에서는 19위였다.

하지만 카터는 역대 대통령 중 노벨평화상을 받은 4명 중 1명이다. 78년 이스라엘-이집트 평화회담을 중재한 공로. 나머지는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년, 러일전쟁 종식), 우드로 윌슨(1919, 국제연맹 창설), 버락 오바마(2009, 국제평화 및 인권신장)다.

재임기 카터의 지지율은 중동위기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에 따른 유가 급등, 고율 인플레이션 등으로 거의 내내 바닥 수준이었고 임기 말 이란 미국대사관 인질사태와 구소련 아프가니스탄 침공까지 겹쳐 재선에 실패했다. 당시 상대가, 인기와 별개로 역대 최강의 존재감을 자랑하는 로널드 레이건이었다.

조지아주 땅콩농장 농부였던 그는 성실성과 검소함으로, 퇴임 후 다양한 인권-평화 및 빈민봉사 활동으로 오히려 가장 질긴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역대 최장수 대통령 기록을 경신해 온 그가 지난 2월 피부암 등 여러 질병과 부상 등에 따른 모든 치료를 중단하고 남은 시간을 가족과 보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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