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새누리당, '진박' 감별하다 패배"… '수박 감별기' 논란 뭐길래

입력
2023.10.08 15:46
수정
2023.10.0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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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당도'로 구분된 野의원 명단 공유
"하나의 의견만? 총선 승리서 멀어질 것"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의원 168명을 대상으로 성향을 분석해 작성된 일명 '수박 감별기' 명단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나친 '편 가르기'가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명계로 평가되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새누리당을 패배의 길로, 박근혜 정권을 폭망의 길로 이끌었던 시초가 '진박 감별사'"라며 "수박 감별기 사태가 우리 민주당 안에서 벌어져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은 다양성이 존재하는 정당, 이견이 존중받는 정당, 민주 정당으로 국민들 곁에 남아야지, 하나의 의견만 있고 이견은 무시되는 대상처럼 되는 정당이어서는 절대 안 된다"면서 "그것은 총선 승리의 길과 점점 멀어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민주당 수박 감별기' 파일에 민주당 의원 168명이 '수박 당도'에 따라 나열되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민주당 수박 감별기' 파일에 민주당 의원 168명이 '수박 당도'에 따라 나열되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민주당 수박 감별기' 파일을 보면, 민주당 의원 168명이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명계 의원들을 부르는 멸칭) 당도'에 따라 나열되어 있다. 이 파일은 의원들을 △검사 탄핵소추안 발의 참여 △불체포특권 포기 △대의원제 폐지 반대 여부 등을 비롯한 6가지 기준으로 평가해 0~5점의 '수박 당도' 점수를 표기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비명계에 가깝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부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하자 당내 분열을 경계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민망한 팬덤민주주의의 폐해를 다시 목도한다"면서 "당신들은 민주주의자가 맞나. 극단적 종교집단, 모택동 홍위병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또 이재명 대표를 향해 "오직 순도 100%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드는 것만이 목표인가. 누구의 민주당이라는 용어가 민주주의 정당에 맞느냐"고 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도 지나친 '편 가르기'를 경계했다. 정 의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저도 검사 탄핵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당도 1'로 분류됐다"면서 "도를 지나친 표현에 대해서는 자제해야 할 것이고, 이미 당대표가 여러 차례 자제를 당부한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함께 가야 선거에서 이기지 나누고 배제하고 분열하고 편 가르기해서는 이길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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