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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왕세자까지 가세한 불로장생의 꿈

입력
2023.10.08 20:5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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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숙 교수의 헬시 에이징]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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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시황이 그토록 찾아 헤맸던 불로초(不老草)의 꿈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부활하고 있다. ‘회춘(回春)’에 목숨을 거는 세계적인 유명인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컨설팅 회사 롱제비티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장수 연구에 투자한 금액은 52억 달러(6조9,000억 원)에 이른다.

얼마 전 방한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총리이자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38) 왕세자도 불로장생 연구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 ‘헤볼루션 재단(Hevolution Foundation)’은 2~4년 내 연간 10억 달러(1조3,500억 원)를 노화 치료 연구에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 IT 사업가 브라이언 존슨(46)도 자신의 온라인 결제 플랫폼 회사인 ‘브레인트리’를 이베이에 매각해 받은 8억 달러(1조800억 원)를 회춘 연구에 쏟아부었다. 최근에는 아들(17)의 피를 1L가량 뽑아 자기 몸에 수혈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59)도 항노화 바이오 기업 ‘앨토스 랩’을 만들어 30억 달러(3조9,000억 원)를 투자했다. 이처럼 억만장자들 가운데 적지 않은 이들이 회춘 연구에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고 있다.

아무튼 각종 항노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줄기세포(stem cell)’와 ‘세포 외 소포(extracellular vesicles)’인 ‘엑소좀(exosome)’이 있다. 줄기세포는 특별한 세포로 손상된 조직·기관을 복구하고 치유할 수 있어 노화를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엑소좀이 항노화 연구의 핵심 요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엑소좀은 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특별한 종류의 미세 소포인데, 주요 기능의 하나가 강력한 재생 능력이다. 이런 능력은 손상된 조직이나 기관을 복원하고 치유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엑소좀은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기에 노화로 인한 손상을 복구하는 데 더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엑소좀은 세포 간 ‘통신 시스템’ 같은 역할을 수행해 다양한 신호 물질과 단백질을 운반한다. 이런 작용으로 세포 노화를 늦추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엑소좀이 항노화 치료의 ‘다크 호스’로 여겨지는 이유다.

최근에는 노화를 늦추거나 되돌리기 위해 더 획기적인 방법을 찾으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이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야마나카 리프로그래밍 유전자’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야마나카 유전자 4종류(OCT4· SOX2· KLF4·c-MYC)를 이용해 노화 세포를 젊은 세포로 만드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줄기세포나 엑소좀의 항노화 효과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신 유전자 편집 기술인 ‘유전자 가위(CRISPR-Cas9)’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기법을 이용해 유전자 레벨에서 노화 유전자 변화를 조정하거나 노화 억제 유전자를 활성화해 세포 노화를 늦추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많은 나라들이 이들 연구를 제약하고 있어 걸음마 단계라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노화와 관련돼 축적된 연구·개발·데이터 통합 등을 잘 활용하면 이 분야 ‘선두 주자’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노화 연구 목표가 불로장생이 아닌 ‘건강한 노화’여야 한다. 아프면서 오래 사는 것은 진정한 행복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오히려 재앙이기 때문이다.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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