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불길 속 침대 통째로 들고 나와 70대 부부 구한 LG유플러스 직원들 LG 의인상 받았다

입력
2023.10.06 14:00
17면
구독

LG복지재단, 의인상 아홉 명 선정
중계기 설치 후 연기 발견...화재 현장서 침대 통째로 들고 나와

왼쪽부터 강충석·김진홍씨. LG 제공

왼쪽부터 강충석·김진홍씨. LG 제공


"화재 현장을 발견하고는 누가 먼저일 것도 없이 움직였습니다. 누구라도 우리처럼 행동했을 겁니다."

LG 의인상 수상자 강충석씨


LG복지재단이 화재 현장에서 노부부를 구한 강충석(50)·김진홍(45)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6일 밝혔다.

LG유플러스 직원이기도 한 강충석 책임과 김진홍 책임은 8월 23일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서 가정용 중계기 설치 작업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인근 단독주택에서 불이 난 것을 봤다.

두 사람이 연기가 나는 곳으로 달려가 보니 처마 밑 장작더미의 불이 집 안으로 옮겨 붙고 있었다. 김 책임이 현관문을 두드리니 70대 남성이 뛰쳐나오며 집 안에 환자인 아내가 있다고 말했다. 김 책임이 방 안으로 들어가니 70대 여성이 누워 있었고, 침대 주변에는 산소호흡기와 링거 호스가 복잡하게 꼬여 있어 환자만 업고 나오기가 어려웠다.

김 책임은 남편과 함께 바로 침대를 통째로 들고 나왔고, 강 책임도 119 화재 신고 후 환자 대피를 도왔다. LG유플러스와 전라북도 소방본부는 화재가 난 단독주택 복원을 위해 지붕, 창호, 장판 등 내외부 공사를 도울 계획이다.



물에 빠진 시민 구한 7명도 의인상 수여

류민우씨. LG 제공

류민우씨. LG 제공


휴가철에 전국 해수욕장과 계곡 등에서 일어난 사고에서 시민을 구한 일곱 명도 LG 의인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류민우(39)씨는 8월 21일 울산시 동구 방어동 화암항에서 휴일을 맞아 야영을 하던 중 항구 방파제 인근에서 물놀이를 하던 초등학생 여러 명이 파도에 휩쓸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류씨는 40m가량 헤엄쳐 아이들에게 접근해 한 아이를 팔로 감싸고 두 아이는 자신의 팔을 붙잡게 한 뒤 해안가로 헤엄쳐 나왔다.

이동욱(43)·임범식(47)씨는 8월 24일 강원 강릉시 순긋해변에서 조류로 인해 조업을 나가지 않고 인근에서 식사를 하다 바다에 빠진 대학생 여섯 명을 봤다. 이씨는 서프보드, 임씨는 튜브 2개를 들고 구조에 나섰고 물에 빠진 학생 모두를 구했다.

김종민(28) 경장, 신윤곤(56)씨는 8월 26일 경북 포항시 용한해변 인근에서 조개를 캐다 물에 빠진 60대 남성의 가족이 소리치며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두 사람은 바로 물에 뛰어들어 의식을 잃은 남성을 구했고, 응급차가 올 때까지 응급조치를 했다.

박철수(36) 경사는 9월 10일 자정 무렵 부산시 기장군 오랑대 앞바다에서 50대 여성이 실족해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사고 지점의 수심이 얕아 배로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박 경사는 현장에 차를 댄 후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왕복 400m 넘게 헤엄쳐 여성을 구조했다.

김익수(35) 소방교는 7월 29일 전북 완주군 운주계곡에서 물놀이 중 상류에서 토사물이 흘러내려오는 것을 발견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김 소방교는 상류 쪽으로 헤엄쳐 올라갔고,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남성을 발견했다. 그는 남성을 물 위로 끌어올려 응급차가 올 때까지 주변 시민들과 응급 조치를 했고 남성은 의식을 회복했다.

LG 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LG는 2018년 구광모 대표 취임 뒤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오랜 기간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시상 범위를 넓혔다. 현재까지 수상자는 총 214명이다.

안하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