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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살인자" 러시아 언론인 징역 8년 6개월

입력
2023.10.04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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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서 '반전 시위' 마리나 오브샤니코바
텔레그램에 "터무니 없는 판결" 반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며 반전 시위를 펼쳤던 러시아 언론인 마리나 오브샤니코바. 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며 반전 시위를 펼쳤던 러시아 언론인 마리나 오브샤니코바. AFP 연합뉴스

지난해 러시아 국영 채널의 생방송 도중 반전 시위를 벌였던 러시아 언론인 마리나 오브샤니코바가 징역 8년 6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바스마니 지방법원은 러시아군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오브샤니코바에 대한 궐석 재판에서 8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러시아 모스크바의 대통령궁 맞은편에서 "(러시아 대통령인 블라디미르)푸틴은 살인자, 그의 러시아군은 파시스트"라고 적힌 포스터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이후 가택 연금된 상태로 조사를 받아온 그는 지난해 10월 프랑스로 피신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3월엔 러시아 국영 채널 1 뉴스 방송 중 앵커 뒤에 나타나 "전쟁을 중단하라. 프로파간다(선전)를 믿지 말라. 그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적힌 손팻말을 들어 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약 3주가 지났을 때였다. 당시 그는 이 행동으로 3만 루블(약 41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그는 이후에도 반전 시위를 계속해 왔다.

지난해 3월 러시아 국영 채널 1 뉴스 방송 중 앵커 뒤에 나타나 "전쟁을 중단하라. 프로파간다(선전)를 믿지 말라. 그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는 마리나 오브샤니코바. AFP 연합뉴스

지난해 3월 러시아 국영 채널 1 뉴스 방송 중 앵커 뒤에 나타나 "전쟁을 중단하라. 프로파간다(선전)를 믿지 말라. 그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는 마리나 오브샤니코바. AFP 연합뉴스

이날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 오브샤니코바는 자신의 텔레그램에 혐의를 부인하며 "터무니없고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선 표현의 자유가 짓밟혀 왔다고 미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반전 시위'로 구금된 사람은 지난해 2월 이후에만 2만 명에 달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해 반역 등의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야권 활동가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는 지난 4월 징역 25년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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