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유인촌, 김윤아 발언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블랙리스트"

민주당 원내대표 MBC 라디오 인터뷰
"김윤아 심적 부담, 세무조사 우려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일본 오염수 방류 비판 발언을 한 가수 김윤아씨에게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걸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최근 유인촌 장관 후보자가 김윤아씨에 대해 '그런 발언이 부적절하다, 신중했어야 된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장관 후보자로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예인은 셀럽(유명인)이지만 권력자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인"이라며 "이런 분들의 발언을 정치권에서 하나하나 문제 삼는 건 그 자체가 일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자는 전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최근 김윤아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비판한 사례처럼 유명인이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견해를 표현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 견해를 표현할 수 있지만,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경우 책임도 따르기 때문에 공개적 표현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김윤아씨가 지난 8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대해 자신의 SNS에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고 적은 것을 두고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김기현 당대표가 김윤아씨한테서 발언하거나 장관 후보자인 유인촌씨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해당 연예인의 입장에서는 굉장한 심리적 부담이 갔을 것"이라며 "엔터테인먼트 회사 입장에서는 혹시 세무조사당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에서 어느 누구도 이영애씨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기부)했다고 해서 당 차원에서 문제 삼거나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문화예술인들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유 장관 내정 철회와 블랙리스트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그는 유 후보자가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이명박 정부에서는 블랙리스트가 없었다"고 답변한 데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였다. 홍 원내대표는 "블랙리스트는 다 겪어본 사람 입장에서 있는 거고, 만들거나 그런 위치에 있던 사람들은 그걸 블랙리스트라고 인지하지도 않는다"며 "그건 당연한 배제와 차별을 자기들은 정책적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5일 열 예정이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