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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가 18년 만에 올리브오일 변화 준 까닭은..."치킨값 유지 위해"

입력
2023.09.27 18:00
수정
2023.09.27 18: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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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부터 'BBQ 블렌딩 올리브오일'로 변경
올리브오일 50%·해바라기오일 49.99% 섞여
올리브오일 국제 시세 급등…원가 부담으로 바꿔

제너시스BBQ가 원가 절감을 위해 100% 올리브오일을 50% 줄이고 해바라기유를 더한 'BBQ 블렌딩 올리브오일'로 변경한다. 제너시스BBQ 제공

제너시스BBQ가 원가 절감을 위해 100% 올리브오일을 50% 줄이고 해바라기유를 더한 'BBQ 블렌딩 올리브오일'로 변경한다. 제너시스BBQ 제공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가 다음 달(10월) 4일부터 치킨을 튀길 때 쓰는 올리브유를 다른 기름으로 바꾼다. 그동안 썼던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3년 전보다 세 배 이상 뛰며 원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원가가 오르면 가맹점의 수익을 보존하기 위해 치킨값까지 올려야 해 소비자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기존의 올리브유를 단가가 더 낮은 대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원가 인상으로 공급가 올리면 치킨값도…"

제너시스BBQ는 올리브오일 50%를 원료로 한 'BBQ 전용 블렌딩 올리브오일'을 다음 달 4일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제너시스BBQ 제공

제너시스BBQ는 올리브오일 50%를 원료로 한 'BBQ 전용 블렌딩 올리브오일'을 다음 달 4일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제너시스BBQ 제공


제너시스BBQ는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 등을 조리할 때 쓰는 기름을 100%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50%로 줄인 'BBQ 블렌딩 올리브오일'로 바꾼다고 27일 밝혔다. 'BBQ 블렌딩 올리브오일'은 회사가 운영하는 연구개발(R&D) 센터인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에서 올리브유 50%에 해바라기유 49.99%를 섞어 만든 제품이다. 제너시스BBQ가 기름을 바꾸는 건 2005년 황금올리브치킨을 출시한 뒤 18년 만이다.

기름을 바꾸는 이유를 두고 회사 측은 최근 3, 4년 동안 스페인에서 폭염, 가뭄, 냉해 및 초대형 산불 등 기상이변으로 올리브 생산량이 크게 줄어 국제 올리브오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서라고 설명했다. 국제 가격은 2020년 7월 톤(t)당 약 3,000유로(약 427만 원)에서 현재 톤당 약 1만 유로(약 1,424만 원)까지 3.3배 급등했다. 스페인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스페인의 2022, 2023년 올리브 생산량은 68만 톤으로 전년(150만 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회사는 그동안 가맹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올리브오일 가격 상승분을 본사에서 감내해왔으나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5월 가맹점 공급가를 톤당 3,500유로(약 498만 원)로 책정했는데 사실 실제 시세는 5,000유로(약 712만 원)가 넘어 차액은 본사가 감당해왔다는 이다. 올리브나무는 새로 심은 나무에서 열매를 수확하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려 국제 올리브오일 가격이 회복되는 데는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제너시스BBQ에 따르면 올리브오일 가격 상승에 따라 가맹점 공급가를 올리면 약 세 배 넘는 금액을 책정해야 한다. 이럴 경우 가맹점 수익 보존을 위해 치킨값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의 주장이다. 치킨값을 올리지 않고 가맹점 수익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름을 바꿔 원가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올리브오일의 시세가 급등하기 시작한 2년 전부터 공급가를 올리지 않기 위해 새 기름 도입을 검토했다"며 "기술원에서 몇 달 동안 연구를 거쳐 개발한 제품인 만큼 기존 맛과 품질을 그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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