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사회변화, 기술발전 등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직업을 소개합니다. 직업은 시대상의 거울인 만큼 새로운 직업을 통해 우리 삶의 변화도 가늠해 보길 기대합니다.
문화ㆍ예술, 일상까지 파고든 드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한창인 지금, 아시아 각국 스포츠 선수들이 수년간 흘린 땀방울의 결실을 거두고 있다. 이제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의 개ㆍ폐막식은 스포츠 영역을 넘어 문화예술 전체뿐만 아니라 디지털기술의 혁신과 창의성을 한껏 뽐내는 자리로 손색이 없다.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큰 인상을 남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비롯해 2020년 도쿄올림픽, 그리고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디지털 성화 봉송 역시 마찬가지이다. 특히 평창올림픽에서는 올림픽 최초로 드론을 활용해 밤하늘을 오륜기로 수놓은 드론 쇼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공원에서 취미 삼아 드론을 날리는 사람이 흔해진 지도 벌써 오래전 일이다. 이제 드론은 일상과 레저를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주인공으로 비상(飛上)하고 있다.
‘드론 택시’ 타고 출근하는 날도 머지않아
벌, 개미 등 곤충의 수컷을 칭하는 영어 단어에서 비롯된 드론(Drone)은 무선 전파로 조정하는 무인항공기이다. 2000년대 들어 등장한 드론은 군사용을 비롯해 영상 촬영, 화재 진압, 보안을 위한 정찰 등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활용되고 있다. 또 농약 살포 등의 방제와 파종, 산지 작황 정보 관측, 노지의 병해충 판단 등 스마트 농업에도 적극 활용되고, 드론을 활용한 측량과 안전 점검 등 스마트 건설에서도 빠질 수 없다. 영화에서도 드론은 낯설지 않다. 드론으로 촬영하는 영화를 넘어 이제는 드론 자체가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공상과학(SF), 스릴러,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서 암살자로, 공격자로 출연한다.
흔히 드론은 ‘하늘을 난다’라고만 인식되지만 수중 드론의 경우 선박의 이상 여부를 점검하거나 해안 쓰레기 수거, 각종 항만 시설이나 양식장 관리, 인명 구조 및 실종자 수색 등 사람의 손과 눈이 닿기 어려운 구석구석을 종횡무진 누비며 활약하기도 한다.
또 국내 최초 드론을 활용한 도심 유료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경기 성남시를 비롯해 제주, 서울, 인천 등 15곳이 드론 실증 도시로 선정돼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드론 서비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은 내년부터 드론 택시가 시범 운영될 예정이어서 한강 위를 날아 출근하는 날도 머지않았다.
안전과 전문성을 위해 조종 자격 취득도 요구
이처럼 드론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취미로 배우고 싶은 사람부터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위한 경력 개발 차원에서 배우는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12㎏ 미만의 드론을 조종하는 경우 별도의 자격이 필요 없었다. 하지만 2021년부터 최대 이륙 중량이 2㎏을 초과하는 경우 기체 신고를 해야 하며, 250g 이상이면 장난감용 드론이라도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주관하는 국가 전문 자격증 ‘초경량 비행 장치 조종자’를 취득해야 한다. 무게 기준으로 1~4종의 자격으로 구분되는데, 4종을 제외하고는 최소 비행경력도 요구된다.
드론 조종자 이외 드론의 조종장치, 통신기기 등을 연구하고 각각의 목적에 맞게 제작하도록 하는 드론 개발자,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각종 정보를 전달하는 운항 관리사, 드론을 활용한 이벤트, 스포츠, 공연 등을 기획하는 드론 콘텐츠 전문가, 그리고 드론볼을 활용한 축구선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으로 뻗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드론 관련 직업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공학, 소프트웨어, 그리고 공간지각능력, 섬세함 등을 갖춘다면 유리하다. 더욱이 군사, 농업, 건설, 레저 등 다양한 산업영역에서 드론이 활용되는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 역시 필요하다.
여느 계절보다 밤하늘을 수놓는 드론쇼가 풍성한 가을밤, 한가위 보름달과 함께 풍요를 기원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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