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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치적 고려 있었나"... 이재명 영장 기각에 강한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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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법원 결정으로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헌정 사상 최초로 제1야당 대표를 법원의 구속 심사대에 세우는 초강수를 던진 검찰은 법원 결정에 불만을 감추지 않으며 "사법에 정치적 고려가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수사팀은 기각 사유를 면밀히 살펴 보완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라 영장 재청구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대표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이날 오전 2시 24분쯤 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별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피의자(이 대표)의 상황,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이례적으로 긴 892자 분량의 기각 사유는 검찰의 '완패'로 요약된다. 유 부장판사가 영장 청구 혐의 중 핵심인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두 가지 부분에서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 부장판사는 최대 쟁점이던 '증거인멸 우려'를 두고도 이 대표의 방어권을 우선시했다.
다만,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해 이 대표 일부 혐의에 대한 수사의 명분을 아예 잃지는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원이 해당 혐의에 대해 검찰이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만큼 구속수사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판단한 점도 위안으로 삼을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이 나온 지 한 시간 만인 이날 오전 3시 50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왔다. 이 대표는 지지자와 동료 의원들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민주당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의원,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 등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회복치료 중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향했다. '앞으로 수사에 어떻게 임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여야 반응도 극명히 갈렸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기각은) 사필귀정"이라며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야당 탄압과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결국 법원이 개딸(이 대표 극성지지자)에 굴복했다"며 "두고두고 법원의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국회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직접 설명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구속영장 결정은 범죄 수사를 위한 중간 과정일 뿐 죄가 없다는 내용은 아니다"라며 담담한 모습을 내비쳤다. 그는 "검찰이 그간 공정히 수사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원석 검찰총장 역시 이날 "영장재판은 죄가 있고 없고를 따지는 본안 재판이 아니다"라면서 "구속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본안 재판 이전의 절차"라고 말했다.
하지만 2년간의 수사 중간 성적표를 받아든 검찰 수사팀은 법원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법원의 판단은 기각 결론에 맞춘 수사적 표현으로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을 증거인멸 배척 근거로 삼았는데, 수사팀은 이를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사법에 정치적 고려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향후 수사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기각 사유를 면밀히 살피겠다"면서도 이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이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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