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초거대 LLM만으론 안 된다" AI 경쟁 나서는 SKT의 열쇳말 '자강'·'협력'

입력
2023.09.26 15:10
수정
2023.09.26 15:48
14면
구독

투자 세 배 늘려 자체 경쟁력 강화
앤트로픽, 도이치텔레콤 등 협력 확대
AI 인프라부터 개인 비서 시장까지 공략

유영상 SKT 대표가 26일 서울시 중구 SK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SKT 제공

유영상 SKT 대표가 26일 서울시 중구 SK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SKT 제공


SK텔레콤이 자강과 협력이라는 두 개의 열쇳말을 앞세워 글로벌 인공지능(AI) 회사로 발돋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5년 동안 AI에 기존 투자의 세 배 규모를 투입해 자체 AI 기술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는 AI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6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어 토종 초거대언어모델(LLM)만 가지고 성공할 수 없다"라며 "빅테크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엄청난 자본과 기술이 있어야 하는 만큼 AI 사업은 자강과 협력을 동시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트로픽부터 AI 스타트업들까지 전선 확대

유영상(왼쪽 일곱 번째) SKT 사장이 6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K-AI 얼라이언스 유나이트’ 행사를 끝내고 파트너사 CEO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SKT 제공

유영상(왼쪽 일곱 번째) SKT 사장이 6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K-AI 얼라이언스 유나이트’ 행사를 끝내고 파트너사 CEO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SKT 제공


AI 서비스의 근본 기술인 인프라 분야는 복수의 LLM을 구축하는 전략을 편다. 자체적으로 통신사 특화 LLM을 만드는 동시에 앤트로픽(Anthropic), 오픈AI,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AI 플레이어들과 공동 전선을 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T는 미국 AI 혁신 기업 앤트로픽에 1억 달러(약 1,300억 원), 코난테크놀로지에는 224억 원을 투자해 지분을 얻었다.

AI에 안성맞춤인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개발에도 나선다. SKT는 ①IDC의 에너지 절감을 돕는 액침 냉각 시스템, 수소 연료전지 등을 도입하고 ②AI 반도체 자회사 사피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결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IDC 규모를 2030년까지 현재의 약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B2B 영역에도 AI를 접목한다. SKT는 자사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사업 영역에 AI 기술을 적용해 중장기적으로 20~30%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 헬스케어, 도심항공교통(UAM) 등 B2B 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통화 요약·실시간 통역하는 개인 비서 '에이닷'

에이닷 이미지. 에이닷 홈페이지 캡처

에이닷 이미지. 에이닷 홈페이지 캡처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AI 개인 비서 사업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이날 SKT는 지난해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AI 비서 '에이닷'의 정식 버전을 내놓았다. 에이닷은 이전 통화 내역을 바탕으로 전화할 사람을 추천하고 통화 요약, 실시간 통역도 제공한다. 이와 별개로 SKT는 7월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했고 이들과 공동으로 통신사 특화 AI 비서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SKT는 현재 17조 원인 매출을 5년 내 25조 원 규모까지 끌어올리고 매출의 36%는 AI로부터 거두겠다는 목표도 알렸다. 유 대표는 "새로운 AI 서비스로 벌어들이는 매출뿐 아니라 기존 사업영역의 AI 전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AI 매출 비중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