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말기가 아니더라도 콩팥이식 수술하는 게 좋아

입력
2023.10.02 11:30
10면
구독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하는 건강 Tip] 박형섭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만성콩팥병이라면 말기가 되기 전이라도 콩팥이식을 받는 게 좋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만성콩팥병이라면 말기가 되기 전이라도 콩팥이식을 받는 게 좋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콩팥이식을 하면 투석(透析)에 비해 만성콩팥병 환자의 생존율뿐만 아니라 삶의 질도 크게 높일 수 있다. 콩팥이식은 말기 신부전 단계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콩팥에 문제가 있다면 이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게 좋다.

-콩팥이식은 꼭 필요한가.

“수술로 다른 사람의 콩팥을 이식받아야 하는 데다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기에 수혜자에게 큰 부담일 수 있다. 하지만 콩팥이식을 하면 투석하는 것보다 삶의 질을 월등히 높일 수 있다. 투석은 1주에 3번씩, 4시간 동안 진행해야 하므로 여행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고, 냄새·빈혈·피로감·가려움증·숨참·부종 등도 나타난다. 반면 콩팥이식은 수술과 면역억제제 복용만 하면 되므로 훨씬 수월하다. 콩팥이식의 5년 생존율은 90% 이상으로, 50% 미만인 콩팥 투석보다 압도적으로 좋다.”

-콩팥이식은 말기 신부전 단계에서만 받을 수 있나.

“콩팥이식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즉 ‘말기 신부전(만성콩팥병 1~5단계 중 5단계)’이 아니더라도 받을 수 있다. 말기 신부전 이전에 받는 게 생존율도 높고 합병증도 없다. 콩팥이식 부작용인 피부색 변화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뇌사자 콩팥이식은 투석 중이더라도 8년 정도 기다려야 하기에 말기 신부전 단계에서만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긴 듯하다. 순수 기증자 공여는 만성콩팥병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상관없기에 빠를수록 좋다.”

-혈액형이 달라도 이식할 수 있나.

“전에는 혈액형이나 면역체계가 다르면 콩팥이식이 불가능했다. 이젠 의학 발달로 공여자 장기를 수혜자가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치료하는 이식이 가능해졌다. 이는 ‘탈감작(脫感作)’이라고 부르며, 환자마다 다르지만 한 달 정도 기간이 필요하다.”

-콩팥은 하나만 있어도 문제없나.

“콩팥이 한 개라도 두 개일 때와 비교해 만성콩팥병에 노출될 확률은 거의 같다. 즉 콩팥 하나를 기증해도 콩팥 문제로 크게 지장을 받을 위험은 매우 낮다.”

-콩팥이식 전후에 주의해야 할 점은.

“공여받은 콩팥을 오래 잘 사용하려면 면역억제제 복용과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거부 반응이 있다면 자칫 콩팥을 사용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면역억제제를 먹으면 감염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기에 수술 후 6개월까지 마스크를 쓰는 등 위생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이후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콩팥에 무리가 가는 음식을 삼가고, 수술 후 6개월까지는 걷기, 그 뒤에는 헬스·등산 등으로 관리해야 한다.”

박형섭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박형섭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