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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일색 벗어나는 가톨릭교회 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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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 가톨릭 추기경단 구성이 ‘유럽 일색’에서 탈피하고 있다. 2013년 3월 교황직에 오른 이후 11년째 가톨릭을 이끄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상 최초 비유럽 대륙 출신(아르헨티나) 교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달 30일 이미 새로 임명한 추기경단 21명을 서임할 예정이다. 21명 중 콘클라베 투표권(교황 선출권ㆍ80세 이하)을 가진 추기경은 18명이다. 가톨릭 신자 비율이 높은 유럽 출신 추기경이 9명으로 가장 많기는 하지만, 역대 추기경 구성과 비교하면 중남미(4명) 아프리카(사하라 이남·3명) 아시아ㆍ태평양(2명) 비중이 높다.
26일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와 교황청 자료 등에 따르면,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은 98명이 새로 임명됐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37명(38%)으로 가장 많았지만, 중남미(20명ㆍ20%) 아시아ㆍ태평양(19명ㆍ19%) 아프리카(13명ㆍ13%) 출신 비율도 크게 늘었다.
이런 추세는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 꾸준히 이어져, 추기경단 전체 구성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 출신 비율은 2013년 9%에서 18%로 급증했다. 반면 유럽 출신 비율(39%)은 2013년(52%)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퓨리서치센터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중 21%가 유럽 대륙에 거주하는 걸 감안하면, 현재 추기경 비율도 유럽 출신이 많다”면서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미 출신인 데다 이 지역에는 가톨릭 신자의 41%가 집중해 있지만, 정작 추기경단에서 남미 출신 추기경이 18%에 불과하다”라고 주목했다.
추기경단 구성이 달라지면서 차기 교황도 비유럽 출신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 영국 텔레그래프는 “차기 교황을 선출할 추기경단의 상당수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 이후 임명한 추기경 중 약 50%가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출신임에 주목한 뒤 “차기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치관 중 일부를 임기 중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간 동성애, 낙태, 이혼 후 재혼자에 대한 성체성사 허용, 성직자의 독신 의무, 불법 이민 문제 등 많은 사안에 진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이번 추기경단 서임으로 오랜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교황이 사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재차 제기된다. 1936년생으로 올해 87세인 교황은 최근 심한 무릎 통증을 앓아왔고 2021년에는 대장 수술도 받았다. 지난 5월 말에는 고열로 일정을 전면 취소했고, 3월에는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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