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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 실종신고 한 해 1만건 이상···공동체 관심 절실

입력
2023.09.25 04:30
27면

지난 8월 9일 대구 시외버스 남부정류장에서 김홍기씨가 실종된 아버지 김환웅씨를 찾는 내용의 전단지를 들고 서 있다. 최주연 기자

지난 8월 9일 대구 시외버스 남부정류장에서 김홍기씨가 실종된 아버지 김환웅씨를 찾는 내용의 전단지를 들고 서 있다. 최주연 기자

‘배회 중인 OOO씨를 찾습니다’라는 치매 실종경보 문자는 흔히 받아보는 문자메시지가 됐다. 한국의 치매 환자는 100만 명을 돌파했고, 한 해 치매 실종 신고 건수도 1만 건이 넘는다. 5년 넘은 장기 실종자만 89명이다. 치매 환자의 실종과 배회를 막기 위한 공동체의 관심과 인식 향상이 절실하다.

한국일보 기획보도 ‘미씽,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는 치매 환자의 실종 과정, 가족들의 고통스러운 기다림을 담았다. 지난 7년간 761명, 한 해 100명이 넘는 치매 환자가 배회하다 각종 사고로 숨졌을 정도이다.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10년 넘게 실종자를 찾는 가족들의 사연도 애끓는다.

쉽게 배회하고 길을 잃는 치매 환자의 특성은 행정 시스템으로 완전히 막을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웃과 마을, 그리고 사회 전체 구성원의 관심이 중요하다. 지난 2년 2개월 동안 실종경보 문자를 통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치매 환자는 702명이라고 한다. 누군가 관심을 가져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나 본보가 시행한 치매 환자 배회 실험에서, 100분 동안 서울 용산역에서 헤맨 치매 노인(연극배우)을 아무도 돕지 않았다. 국민적 인식은 크게 부족하다.

지역 공동체 자체를 치매 친화적인 환경으로 만든 일본, 덴마크 등의 사례를 보면 치매 환자들도 자신이 살던 집과 마을에서 충분히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일본은 전국 5,531곳에 소규모 다기능 치매 돌봄센터가 있고, 오무타시는 매년 치매 환자 실종 모의훈련까지 실시해서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하기도 전에 주민들이 배회하는 환자를 발견하고 경찰에 인계하곤 한다. 일본 못지않은 고령화사회가 되어가는 한국이 배워야 할 대목이다.

지난 21일은 제16회 ‘치매 극복의 날’이었다. 보건복지부는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치매 예방 및 치매 환자 돌봄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 국민들의 관심이 모여 치매 실종을 줄이는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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