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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차 몰고 주말엔 여행가던 그들이 왜... 송파 일가족 사망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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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지역의 △아파트(1명) △빌라(3명) △호텔(1명) 등 3곳에서 일가족 5명이 비슷한 시간대에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채권·채무 관계로 인한 갈등 탓에 가족 전체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인 4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데, 10대 딸만은 추락사한 어머니가 살해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찰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23일 오전 7시 29분쯤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한 여성이 추락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사망한 40대 A씨를 발견했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A씨의 친정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동선을 파악하던 중 송파구 빌라에서 A씨 남편, 시어머니, 시누이 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 딸은 경기 김포시의 호텔에서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
가족 주거지인 빌라에서는 '가족 간 채권·채무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의 유서가 남겨져 있었다.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최근 전세보증금을 A씨에게 주고, 아들 부부가 살던 빌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올해 6월 2억7,000여만 원의 돈을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이들 가족은 최근 동사무소에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이 가능한지를 묻는 상담을 거쳤으나, "가구 소득 및 재산 기준이 맞지 않아 받지 못한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가족과 지인 등에게 투자를 받았으나, 투자 실패로 인해 수익금을 돌려주지 못한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일가족이 금전 갈등을 겪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빌라에는 A씨 가구가 지난해 7월 26일부터 올해 8월 28일까지 도시가스 요금 총 187만3,000여 원을 체납했다는 내용의 안내장이 발견됐다.
호텔에서 사망한 초등학생 딸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A씨가 22일 딸과 함께 호텔에 투숙한 뒤, 이튿날 오전 혼자 숙소를 빠져나와 송파구 아파트로 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호텔에 남겨진 증거 등을 바탕으로,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딸을 살해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빌라에서 발견된 3명은 A씨의 투신 전날인 22일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A씨 통신기록 조회 결과 23일 오전까지 A씨가 남편에게 연락을 시도한 점으로 미뤄, A씨가 남편, 시어머니, 시누이의 사망 사실을 몰랐을 수도 있다고 추정 중이다. 경찰은 "A씨를 제외한 4명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가족을 '화목한 가정'으로 기억하던 이웃들은 사망 소식에 당혹스러워했다. 23일 빌라 단지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한 주민은 "평소 큰 소리 한 번 안 들리는 집이었다"면서 "젊은 부부가 주말마다 아이와 함께 놀러 다니는 걸 보고 사이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 B씨는 "A씨 부부가 수입 차량에 스노보드 장비까지 싣고 다니는 걸 보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안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가족이 숨지기 며칠 전부터 신변을 정리한 정황도 포착됐다. 어머니가 10년 넘게 이곳 빌라에서 거주했다는 한 주민은 "2, 3일 전 쓰레기를 엄청 많이 내놨길래 의아했다"며 "2주 전쯤엔 가구도 대거 빼놓았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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