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 기술유출 사범에 인터폴 보라색 수배… 세계 첫 사례

입력
2023.09.2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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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범죄 수법 공유해 예방 나서

인터폴 수배의 종류. 국제형사기구 홈페이지 캡쳐

인터폴 수배의 종류. 국제형사기구 홈페이지 캡쳐


한국 경찰이 기술 유출과 관련한 신종 범죄 수법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국제형사기구(인터폴) 보라색 수배(퍼플 노티스)를 발령했다. 기술 유출 사건에서 보라색 수배서가 나온 세계 첫 사례다.

경찰청은 최근 국내 기업의 핵심 기술 유출 사건에서 발생한 신종 수법을 공유할 목적으로 인터폴의 보라색 수배서를 발부, 195개 인터폴 회원국과 수배서를 공유했다고 24일 밝혔다.

보라색 수배서는 인터폴에서 발부하는 8가지 수배서 중 하나인데, 회원국 간에 새로운 범죄 수법을 공유해 비슷한 초국경 범죄를 예방할 목적으로 쓰인다. 범죄의 △수법 △과정 △목적 △(사용된) 기구나 장치 △은신처 등에서 새로운 내용이 있으면 발령된다. 2011년부터 발부된 보라색 수배서 1,240여 건 중 한국이 신청해 발부된 것은 총 18건인데, 범죄 유형을 보면 △마약 8건 △전화금융사기 3건 △해상납치 3건 △특수절도 1건 △총기 제조 1건 △밀입국 1건 △문화재 밀반출 1건이다.

이번 건은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의 협력업체에서 국가 핵심기술이 유출된 사건이다. 통상 기업이 해외 업체에 설비를 매각하기 전엔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설비 내 공정 정보를 모두 삭제하는데, 피의자들은 운영체제 시스템 폴더 속 파일은 삭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악용해 국가 핵심기술을 해당 폴더에 숨겨 유출을 시도했다. 인터폴에서 기술유출 범죄를 내용으로 한 보라색 수배서를 발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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