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의원 리스트 공유하며 테러 암시한 40대 검거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되자
"스나이퍼 라이플 찾아봐야 겠다"
이틀 만에 숙박업소에서 덜미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뉴시스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거론하며 살인 예고 글을 작성한 40대가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 의왕경찰서는 협박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23일 체포했다. A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2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두 차례 민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살인 예고 글을 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무조건 가결표 던진 의원리스트'라는 제목의 글에서 비이재명계 의원 14명의 이름을 올리며 "집에 있는 스나이퍼 라이플을 찾아봐야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석궁 사진을 올리며 "석궁을 파출소에 맡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IP주소 등을 토대로 A씨를 추적해 23일 오전 경기 군포시 소재의 숙박업소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씨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으나 실제 A씨가 거론한 흉기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공유한 의원 리스트는 지지자들의 심증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돼, 의원 본인을 제외하면 누가 찬성했는지를 알 수 없다. 21일 본회의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정의당 및 기타 군소정당과 무소속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민주당 및 범야권에서 최소 29명이 찬성표를 던져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에선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을 지목하고 압박을 가하는 당원들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앞으로도 살인 예고 글을 올리는 이들에 대해서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