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뚫린 이재명의 선택지... 리더십 상처에도 '일단 직진'

입력
2023.09.23 10: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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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무위, 최고위원 단식 중단 요청에
이재명 "알겠다"... 영장심사까지 지속할 듯
구속 땐 '옥중 공천', 기각 땐 '응징' 가능성

단식 23일째를 맞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단식 23일째를 맞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음에도 단식을 이어가며 당권 의지를 밝히고 있다. 다만 26일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의 결과에 따라 23일 차를 맞은 단식 유지 여부와 거취와 관련해 변동 가능성은 다분하다.

일단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단식 지속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원식·정성호·박주민 의원 등은 22일 오전 이 대표가 입원 중인 녹색병원을 찾아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우 의원은 "이 대표의 건강이 굉장히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실질심사를 잘 응하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단식을 풀 것을 강하게 권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무위원회도 결의를 통해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구했고, 친이재명계가 다수인 최고위원들도 이날 오후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우 의원 등과 만난 자리에서 "뜻을 알았다"고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단식이나 자신의 거취를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사가 지속적으로 단식 중단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 대표 본인의 (단식) 의지가 강한 상태"라며 "(영장실질심사는) 서면으로 받을 수도 있고 직접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단식을 유지하며 버틸수록 강성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후 영장실질심사의 결과는 이 대표 거취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인용된다면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에 이어 또 한 번 리더십에 상처를 입고 비이재명계의 당대표 사퇴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당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수순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국민을 믿고 굽힘 없이 정진하겠다"며 사실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전날 MBC 라디오에서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당대표로서의 권한을 적정하게 행사해야 하고, 당 지도부도 더 강하게 이 대표 중심으로 뭉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설령 구속되더라도 대표직에서 내려오지 않은 채 내년 총선에서 '옥중 공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기각될 경우엔 이 대표가 현재 내홍을 수습하면서 통합에 나서거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응징에 나설 수 있다. 이 대표가 전날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박광온 원내대표에게 "당 운영에 있어서도 다양한 의견을 모아내고 의원들 통합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지도부가 다 함께 마음을 모아서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친명계 중심의 최고위원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적'으로 규정한 발언이 나온 만큼 대대적인 응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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