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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반사이익 끝... 덧셈 경쟁해야"... 표정 관리 속 긴장하는 국민의힘

입력
2023.09.22 1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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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구 서문시장 찾아 민생 행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결코 민주당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에 이렇게 말했다. 더 이상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민주당의 방탄 국회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긴 어려워진 만큼 집권여당으로서 실력을 키워 평가를 받겠다는 의미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보수 텃밭'인 대구를 방문해 민생 살피기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장은 내홍에 휩싸인 민주당을 바라보며 표정을 관리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쇄신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긴장한 기색도 묻어난다.

민생 행보 부각한 與...'악재' 관측엔 표정관리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은 이제 국회가 사법처리를 법원에 맡기고, 무너진 정치를 복원해 민생을 챙기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국회의 시계가 민생에 맞춰서 움직여야지 이 대표에게 맞춰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방탄의 시간이 지났다"며 "이제 민생의 시간이고 경제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원내지도부 총사퇴 등 민주당 상황이 어수선한 동안 민생 행보로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 역시 보수 텃밭인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경영인·수산업자 간담회, 시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서문시장연합회에서 "국회가 개인 방탄 문제로 비정상을 향해 걸어가는 것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정상화될 단초가 마련돼 민생을 향해 질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과 '방탄 논란' 등으로 국회가 민생을 챙기지 못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지도부는 당장은 방탄 이미지를 걷어낸 민주당이 쇄신에 나설 경우를 상정해 손익계산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에 유리하냐 불리하냐 같은 작은 이익에 연연해선 안 된다. 오직 국민만 보고 뚜벅뚜벅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시끄럽지만 변화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쇄신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국민의힘에서도 지도부를 겨냥한 쇄신 요구가 잇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독버섯 정치' 버리고 '덧셈경쟁' 시작해야

당내 일각에서도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이 내홍을 수습한 뒤 이재명 대표를 내세우지 않고 내년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은 '썩은 이재명' 밑에서 양분을 빨아먹어 연명한 '독버섯 정치'를 했다"며 "지난 1년간 이어온 카르텔 공세, 이념 논쟁만 반복하다가는 뭐라도 하겠다고 움직이는 민주당과의 싸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민주당은 오히려 조기에 온 혼란을 수습하면서 새롭게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며 "멀어진 중도층을 잡으려는 덧셈 경쟁을 본격화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는 26일 예정된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정치적 역풍' 가능성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만약 영장이 기각된다면 검찰은 물론 여권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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