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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충효당 찾은 베트남 사람들 "우리 조상께 꽃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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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할 수 있는 걸 이 땅에 남겨주신 조상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아름다운 꽃과 정성을 봉헌합니다.”
22일 오전 경북 봉화군 봉성면의 한적한 시골마을 뒷산 아래 충효당. 고색창연한 기와지붕 사당 앞에 20여 명의 베트남 여성들이 모였다.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 다문화가정 여성들로 연꽃 모형을 두 손으로 공손히 든 채 줄을 지어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며 충효당을 향해 꽃을 바치는 봉환춤 연습에 한창이었다.
충효당은 임진왜란 때 19세의 나이로 의병으로 참전해 왜적과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이장발(1574~1592)을 기리는 사당이다. 이장발은 화산 이씨 13세손으로 베트남의 첫 독립 왕조인 리 왕조의 후손이다. 화산 이씨의 시조인 이용상이 리 왕조 6대 영종의 아들이다. 이용상이 1224년 자국의 쿠데타를 피해 황해도 옹진군 화산면에 정착한 뒤 둘째 아들 이일청이 안동부사를 역임하며 많은 후손들이 봉화에 살게 됐다. 봉화엔 충효당 말고도 유허비, 재실 등 화산 이씨의 유적이 많다. 이날 충효당에서는 봉화군과 뜨선시(市)의 자매결연 행사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베트남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봉환춤을 선보였다.
도욱 루이엔 주한 베트남공동체 대표가 초청한 경남정보대학 한국어학당의 베트남 유학생 50여 명과 일반 베트남 관광객들도 충효당을 방문했다. 한국일보가 전날 ‘경북 봉화 베트남을 품다’를 주제로 봉화청소년센터에서 개최한 ‘우리의 미래, 지역에 답이 있다(미지답) 경북 포럼’의 연계 행사로 진행된 현장답사 인원들이다.
권진기 봉화군 미래전략팀장이 도욱 루이엔 대표의 통역을 통해 유적지가 만들어진 유래와 현재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 조성될 K-베트남밸리 조성사업에 대해 설명하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충효당을 중심으로 2,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K-베트남밸리를 조성하기 위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다”는 권 팀장의 말에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베트남 유학생 쩐티늉씨는 “우리 조상의 유적이 있으니 앞으로 힘든 일이 있으면 찾아와 마음의 위안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도욱 루이엔 대표 역시 “봉화는 베트남 이주 여성들에게 밝은 희망이 되고 있다”며 “K-베트남밸리가 양 국민들이 함께 하는 행복한 마을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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