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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늘어지는 재판 사실로... 김명수 "정상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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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재판 지연' 문제가 통계로도 확인됐다. 민·형사사건 모두 갈수록 처리 기간이 크게 늘었다. 국민 기본권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차기 대법원장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최근 5년 치 사법연감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민사사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심급을 가릴 것 없이 대폭 증가했다. 민사합의 사건 1심은 420일, 민사 항소심(고법)은 332일로 2021년 각각 364일과 303일에서 2개월, 1개월씩 늘어났다. 대법원은 461일로 5개월가량(322일) 길어졌다. 2018년(162일)과 비교하면 무려 3배 정도 급증한 셈이다.
형사사건 1심 기간도 마찬가지다. 1심에서 피고인이 구속된 사건 평균 처리 기간(141일)은 2021년(138일) 대비 3일 늘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때도 217일에서 223일로 6일이 증가했다. 다만, 형사사건 항소심과 상고심 평균 처리 기간은 2021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기까지 걸린 시간 역시 민사 1,095일, 형사 586일로 전년도(민사 977일·형사 433일)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악화하는 재판 지연 문제는 2년 넘게 심리 진행 중인 '장기미제 사건'이 늘어난 탓이 크다. 지난해 1심 민사합의 장기미제 건수는 6,063건으로 2021년(5,113건)보다 900건 넘게 증가했다. 1심 형사합의 건수(1,195건)도 2021년(735건)과 비교해 460건 많아졌다.
법원 안팎에선 24일 퇴임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재판 지연을 방치해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비판한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감염병 사태 등 빠른 재판을 방해하는 악재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김 대법원장이 사법행정자문회의 등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도 "김 대법원장은 '좋은 재판'만 외쳤지 구체적 로드맵은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법원장도 재판이 길어진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이 크다는 인식을 노출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감염병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재판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민·형사사건 처리 건수 가 코로나19 확산기인 2019~2022년 상반기보다 많아진 만큼, 점차 정상화 추세라는 것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재판 지연 해결은 차기 대법원장의 1순위 숙제가 될 게 확실하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도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판 지연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무너진 사법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관 증원, 사건 처리 유인책 마련 등이 해법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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