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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 이런 '비밀의 정원'이?… 명품 정원 5곳, 서울시 조경상 선정

입력
2023.09.21 00:10
수정
2023.09.21 07: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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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민간 공모 통해 우수 조경 공원 선정
대상작에 서울정원박람회 특별 전시 제공

서울역 옥상정원. 서울시 제공

서울역 옥상정원. 서울시 제공

하루 평균 9만4,000명이 오가는 혼잡한 서울역에도 여유와 쉼을 선사하는 초록빛 공간이 숨겨져 있다. 과거 주차장으로 사용됐던 구(舊)역사 건물에 조성된 2,362㎡ 규모 옥상정원이다. 열차 기계음, 자동차 경적, 인파의 소음을 헤치고 옥상에 오르면, 계절 따라 꽃이 피고 잎이 물드는 자연이 숨 쉬고 있다. 탁 트인 도심 경관에 야경을 즐기기에도 좋다.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적잖지만 주변 직장인들에겐 ‘비밀 아지트’로 통한다. 서울역 근처 회사에 다니는 이현빈(51)씨는 “여행객, 관광객, 쇼핑객으로 번잡한 서울역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걸 알고 놀랐다”며 “회사 일로 복잡할 때 찾아가 산책을 하며 머리를 식히곤 한다”고 귀띔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역 옥상정원은 올해 ‘서울시 조경상’에 선정됐다. 새롭게 단장한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개보수 공사를 마친 양천구 목동 파리공원, 강남구 양재천로 메타세쿼이아길, 브랜드 아파트 공공정원인 송파구 네이처 갤러리도 함께 상을 받는다. 조경상은 도시 경관을 개선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인 조경 공간을 발굴하기 위해 매년 진행하는 공모전이다. 올해는 14개 작품이 접수돼 전문가 심사와 현장 답사, 시민 투표를 거쳐 5개 수상작을 가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시내 어디서든 5분 이내에 녹지에 다다르게 하는 ‘정원도시 서울’ 정책을 추진 중이라 조경상의 의미도 더욱 특별해졌다.

광화문광장(왼쪽부터 시계 뱡향), 강남 메타세쿼이아길, 네이처 갤러리 전경. 서울시 제공

광화문광장(왼쪽부터 시계 뱡향), 강남 메타세쿼이아길, 네이처 갤러리 전경. 서울시 제공

서울역 옥상정원은 인근 서울로7017과 연계된 보행 접근성, 도심 재생 및 공공성, 우수한 조망권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광화문광장은 자연과 도시를 아우르며 과거와 미래를 잇는 한국적 경관을 재구성한 디자인으로, 서울의 상징적 랜드마크이자 시민 문화공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역, 삼각지, 용산, 한강, 노들섬을 거쳐 노량진까지 녹지로 이어지는 10㎞ 길이의 ‘국가 상징 가로정원’도 선보일 계획이다.

목동 주민들의 자부심인 파리공원은 성공적인 개보수 사례로 꼽혔다. 한불 수교 100주년 기념 공원이라는 상징성을 살려 프랑스식 화단 등은 계승하되 미세먼지 차단 센서, 공기 정화 기능, 태양광 충전 벤치 등 미래 지향적 요소까지 담아내 주목받았다. 네이처 갤러리는 아파트 조경을 시민을 위한 공공정원이자 커뮤니티 장으로 재탄생시킨 공간이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도시 풍경을 바꾼 사례로 호평받았다. 수상작에는 기념동판이 수여되고, 그 가운데 대상작은 서울정원박람회에서 특별 전시된다.

서울 양천구 목동 파리공원 야경. 양천구 제공

서울 양천구 목동 파리공원 야경. 양천구 제공

이 밖에 동네 골목길과 자투리땅, 집 앞 화단 등에 꽃과 나무를 심어 도시 녹화에 참여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울시 푸른도시상’이 수여됐다. 응모에 참가한 44건 중 창신두산아파트, 녹천초등학교, 강서구립한빛어린이집, 해방촌공동체정원, 북한산지킴이 등 21건이 뽑혔다.

조경상과 푸른도시상 선정 작품의 세부 상훈은 11월 열리는 시상식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서울을 더 아름답고 쾌적한 정원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한 전문가와 시민들의 노력에 보답하는 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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