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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보유 억대 그림들, 靑대변인 시절 재산 신고 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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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국내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여러 점 보유하고도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시절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 이를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유 작품 중 최소 7점은 현재 감정평가액이 법정 신고 기준(500만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김 후보자가 당시 의도적으로 신고에서 누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0일 한국일보가 국회에 인사청문자료로 제출된 김 후보자의 '공직후보자 최초재산신고서'를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김 후보자는 총 1억5,650만 원 상당의 그림 7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신고액이 가장 높은 그림은 오치균 화가의 1991년 작품과 권순철 화가의 1990년 작품으로 평가액은 각각 4,000만 원이었다. 안창홍 화가 작품은 3점으로 1992년 작 3,000만 원, 1997년 작 2,500만 원, 1991년 작 650만 원으로 각각 신고됐다. 나머지 2점은 손장섭·박항률 화가의 작품으로 각각 800만 원(1990년 작)과 700만 원(1996년 작)이었다.
공직자윤리법은 골동품이나 예술품을 재산으로 신고할 때 실거래가 또는 전문가 평가액을 밝히도록 하고 있는데, 김 후보자는 7점 모두에 대해 실거래가가 아니라 평가액을 적었다. 김 후보자는 재산신고서에 본인 명의로 첨부한 확인서에서 "실거래 가격을 기재하지 못한 사유는 약 30년 전인 1990년대 구매한 그림으로, 관련 거래에 대한 계약서나 거래내역 기록이 없고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아 부득이 공란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김 후보자가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2013년과 퇴임 후인 2014년 관보에 공개된 재산신고 내역에는 예술품이 없다는 점이다. 당시에도 공직자윤리법은 500만 원 이상의 예술품 및 골동품을 재산신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김 후보자의 신고 누락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주 의원은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 대변인으로 대표적 공직자였는데, 한 점에 수천만 원씩 하는 그림을 신고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신고 누락 이유를 묻는 본보 질의에 인사청문회준비단을 통해 "오래전에 구입했던 그림들이며 이번 후보자 지명 전까지 보유 사실을 인식조차 못했던 그림도 있는 등 정확한 구입시기나 가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소유 그림 대부분은 기준가액(500만 원)에 미달했던 것으로 추정됐기에 과거 재산신고 시 제외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번 인사청문요청안에 500만 원 이상으로 기록된 작품들의 가액도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고도 했다. '과소 신고' 논란이 없도록 가능한 한 최고 시세로 추정해 줄 것을 전문가에게 요청했다는 것이다. 평가를 담당한 미술품 전문가인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해당 작가의) 옥션 평균가를 따르거나 약간 높게 평가했다"며 "(2013, 2014년 등) 어느 시점에 얼마였는지는 제가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밝혔다.
미술계에선 김 후보자가 보유한 그림들이 오래전부터 화단에서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술계 관계자는 "오치균, 권순철, 안창홍 등은 미술계에서 잘 알려진 화가들"이라며 "이들의 작품은 요즘이나 2013, 2014년 당시나 시세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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