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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상향식 공천(국민의힘) vs 고인물 청산(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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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비난을 받지만, 정치와 정치인의 역할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전문적 식견에 따뜻함을 더한 마음으로 정치를 생각하는 두 청년의 솔직한 토론을 통해 한국 정치의 발전을 모색한다.
다음 총선에서 우리 민주당의 의석 하나, 하나는 물리적 숫자 자체로서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민주당에게 총선 패배는 윤석열 정부의 폭정을 저지할 수 있는 최소 방어선이 뚫리는 것을 의미한다. 승리에 절박할수록 겉보기에 안전한 길을 향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여기서 안전한 길이란 최소한의 균열만을 내는 일을 의미한다. 즉, '현역 의원 중심 체제'를 최대한 견고하게 유지하는 공천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안전지향형 공천이 승리를 담보할 것인가? 익숙한 선수들로 진용을 갖추고, 변화를 최소화해 '이미 여러번 해본' 선수들이 나서도록 하는 게 승리의 방정식처럼 보일지 모르나 국민들의 시선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여야 양당 지지층만큼이나 두꺼워진 중도 및 무당층은 각 당의 변화 가능성과 변화 의지에 주목할 것이다. 변화 가능성을 증명하는 방법은 확실한 혁신의지를 공천으로 증명해내는 것이다. 혁신 공천은 국민 눈높이와의 괴리를 좁히는 데서 시작된다. 비상식과의 결별, 당내 온정주의와의 결별을 선언하는 일과 직결된다. 결국 승리의 키는 변화의 최소화가 아닌, 변화를 얼마나 '최대화'하는지에 달려있지 않을까.
실제로 그렇게 성공한 사례가 있다. 2016년 김종인 민주당 비대위원장 시절을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셀프공천 논란 등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성공했던 전략에서 분명 배울 점은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특정 계파에 얽매이거나 휘둘려 공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고, '문제는 경제' 슬로건을 내세워 상대당 지지층까지 포섭하며 지지층을 넓혔다. 야권연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현역의원 26명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새인물로 승부수를 띄워 선거 분위기를 바꿨다. 2020년 이해찬 당대표 시기에는 인위적 컷오프 없이 일정한 평가 체계에 의해 1차적으로 후보자들이 걸러지는 '시스템 공천'을 천명했지만, 이미 일부 의원들의 공개 불출마선언을 비롯해 불출마 의사 표명한 이들이 18명 가량이었고 최종적으로 현역의원의약 26%교체가 이뤄졌다. 부적절한 범죄에 연루되었거나 의심받는 이들은 공천에서 결과적으로 배제했다.
요즘 정치판을 보면 무조건적인 다선용퇴론이 능사도 아니고, 무조건적인 초선등용론도 답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난 두 번의 승리로부터 얻어야 할 교훈은 확실히 있다. 현역의원 물갈이로만 선거를 이길 수 없겠지만, 현역의원 물갈이 없이 선거를 이기는 방법도 없다는 사실이다. 물갈이를 피할 수 없다면, 후폭풍이 두려워 뒷걸음질 칠 게 아니라 직면해야 한다.
선거는 '교집합 싸움'이다. 국민과의 공통분모를 얼마나 더 넓게, 크게 만드는지가 중요하다. 국민 눈높이와 괴리되지 않게 움직이고, 나와 다르지 않고, 나를 대변해준다고 느끼는 정치 세력이 되는 길을 더 치열히 모색해야 한다. '우리끼리식' 여의도 문법을 탈피해 낡은 정치를 청산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 여야를 막론하고 '변화'를 강조하는 캐치프레이즈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곤 한다. 젊은피, 새 인물 등의 단어들은 선거 때마다 익히 보고 들어, 국민들에게도 매우 익숙할 것이다. 실제 이런 명제들은 '똘레랑스'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망각한 채 상대를 악마화하고 조롱하는 지금의 정치구도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인물만 바뀐다고 해서 과연 정치가 새로워질까? 청년 정치인으로서 나의 대답은 '물음표'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물갈이론을 강하게 밀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흩어져있던 보수 세력의 통합과 구태로 느껴지는 보수가 아닌 새롭고 세련된 보수를 강조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미래통합당은 84석의 지역구 의석을 얻는 데 그쳤다.
총선 참패 이후 발표한 미래통합당 21대 총선백서에 따르면 '현역 물갈이만 하면 총선을 승리할 수 있다는 전략을 편 점' 등을 패배요인으로 꼽았다. 당시 기존 원외당협위원장의 65%가 공천에서 탈락했다는 언론보도는 '물갈이론'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 이전 새누리당의 20대 총선백서도 공천파동과 관련해 비슷한 반성이 담겨있다. 새로운 인물을 전략 공천한다는 명분 아래 청와대 공천 개입이 법원 판단을 통해 확인되었고, 권력에 낙인이 찍힌 현역 정치인들은 낙천시켰다.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이에 반발하는 현역 정치인들은 불공정한 공천과정을 문제삼아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유권자들은 무소속 후보들에 대해 힘을 실어준 경우도 있었다.
결국 무늬만 새 인물을 전략공천하는 것보다 유권자가 원하는 인물을 공천하는 게 정치 발전의 밑거름이다. 미국의 오픈 프라이머리나 코커스와 같이 경선 중심의 상향식 공천이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천 역사를 살펴보면 자의적 판단이나 청와대 외압에 따라 유권자의 선택이 결여된 인물이 공천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후보자는 공천을 받기 위해 국민 상식을 대변하기 보다 공천권자를 대변해야 했던 것이다. 정당 지지율이 높아 정당 공천만으로도 당선 가능성 높은 지역일수록 이 같은 경향이 더 크다. 당 지도부가 국민 상식과 괴리된 판단을 했을 때조차 국회의원들이 그 판단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공천권자를 대변해야하는 정치 구조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물론 상향식 공천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정치신인들은 불리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할 때나 선거 흥행을 높이기 위해 상대 정당의 후보와 비슷한 컨셉의 후보를 낼 때, 혹은 이른바 자객공천을 해야할 때 전략공천은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정치 신인 전략공천의 경우에 신인끼리의 경선도 필요하다. 전국위원이나 대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전략 공천하는 것이 상향식 공천과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권력이 권력을 재생산하는 구조를 깨야한다. 권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의원의 공천 과정에 국민과 당원의 선택이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도록 경선 중심의 상향식 공천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공정한 공천 구조만이 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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