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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가 캐나다인 암살"...캐나다·인도의 때 아닌 '종교 갈등',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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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인도 사이에 ‘종교 전쟁’이 벌어졌다. 인도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시크교(힌두교와 이슬람교가 융합된 인도 종교) 신자가 캐나다에서 암살당하면서다. 캐나다가 힌두교 근본주의를 내세운 인도 나렌드라 모디 정부를 배후로 지목하면서 외교 전면전으로 번질 조짐이다. 양국 갈등은 진작부터 가열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양국 갈등은 올해 6월 캐나다 국적의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서리에서 총격으로 숨지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니자르의 죽음과 인도 정부 사이의 “신뢰할 수 있는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캐나다 땅에서 벌어진 캐나다 국민 살해에 외국 정부가 개입했다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고 했다.
다만 인도는 “터무니없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캐나다는 캐나다 주재 인도 정보기관의 수장을 추방하는 등 보복 조치에 나섰다. 캐나다는 올해 체결될 예정이었던 인도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달 초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캐나다 정치권도 분노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의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는 “사실이라면 캐나다 주권에 대한 터무니없는 모욕”이라면서 “캐나다 국민은 모든 종류의 초법적 살인, 특히 외국 정부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캐나다가 인도의 종교인 시크교를 놓고 인도와 각을 세우는 이유는 간단하다. 캐나다에 시크교도가 많아서다. 인도의 14억 인구 중 시크교는 단 2%로 소수이지만, 이들의 본향 격인 인도 펀자브주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시크교도가 가장 많은 지역은 캐나다다. 인도계 캐나다인 약 180만 명의 다수는 시크교도라고 BBC는 전했다. 2015년 출범한 트뤼도 내각은 국방장관 등 4명의 시크교도 장관을 배출했고, 야당인 신민주당 대표도 시크교도이다.
중국이 캐나다 총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등 캐나다에선 주권 침해 문제가 국내 정치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기도 하다.
인도 정부 역시 캐나다에 불만이 많다. 모디 총리의 힌두 극우정부가 시크교를 비롯한 무슬림 등 소수 종교를 핍박하자, 1990년대 들어 잠잠해졌던 시크교의 분리주의 독립운동은 해외를 중심으로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인도는 올해 초 시크교 지도자 암리트팔 싱과 그의 추종자 100여 명을 체포했다. 이에 대한 반발로 올해 3월 캐나다, 미국, 영국의 인도대사관 앞에서 시크교도의 시위가 열렸다.
인도는 이달 초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캐나다에서 극단주의자의 반(反)인도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캐나다에 시크교 활동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살해된 니자르가 캐나다에서 이끈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단체 ‘정의를 위한 시크족(SFJ)’을 테러단체로 지정하라고도 요구했지만 캐나다가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모디 총리는 G20 정상회의 당시 트뤼도 총리와 양자 회담을 갖지 않는 등 언짢은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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