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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이 알려준 한국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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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 뿌리 깊은 기강해이와 이기심
공동체보다 개인 안위만 신경 쓰는 세태
효율논리 넘어선 정상 회복의 각성 필요
철근 누락에 따른 최근 모 건설사의 주차장 붕괴사고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30년 전 건설 감사 관련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는데, 건설공사 때 철근 덜 넣는 것이 관행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건설에 문외한으로 회계감사를 하던 필자는 안전과 관련된 일에 이런 일들을 슬쩍슬쩍 하는 것을 관행이라고 이야기하는 건설업계 분들 이야기에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것도 대기업 건설사가 아직도 이러고 있다는 사실을 보며, 그 수많은 사고와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건설사들의 사과, 다음부터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이야기는 정말 믿을 게 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러고도 그 대기업에 대한 처벌은 사업에 영향을 그리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부족한 강도인 것 같다.
강력한 제재 없이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된다면, 다음 30년에도 이런 사태는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도 마찬가지다. 일부 몰지각한 부자들이 면도 며칠 안 하고, 휠체어 타고 쇼 한번 하고, 방송에서 눈물 찔끔 흘리고 나면 집행유예가 나오고 수십억 원을 버는데 누가 계속하지 않겠는가? 한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 가운데 절반 이상이 '10억 원이 생기면 1년쯤 감옥을 가도 좋다'고 응답했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무슨 교육을 하겠다는 것인지 싶다.
필자는 서울대 수업시간에 버젓이 머리를 묻고 자는 학생들을 일으켜 세우며, '서울대가 이 정도가 되면 안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종종 하게 된다. 다행히 한 번 얘기를 듣고는 다시 그러는 학생들이 없어지고 있지만, 공부만 잘하면 어떤 행동을 해도 용인하는 일이 고등학교 때부터 이어진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공부만 잘하면 부모와 선생님들이 학생의 무례도 용서하는, 이것은 학교 시험에서 눈앞의 같은 반 친구보다 앞서야 하는 극심한 경쟁상황이 빚어낸 잘못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우리 사회의 여러 구조개혁 이슈 가운데서도, 이런 비인간적 교육 구조의 정상화가 가장 먼저 시급하다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된다.
협력이 아닌 눈앞 친구들 간 시기와 경쟁을 조장하는 시스템은 협동과 대의를 생각하게 하는 전인적 인간을 교육시키기에 너무 적절치 않은 듯하다. 요즘 우리 학생들에게 희망이 뭐냐고 물어보면 많은 학생들은 '원 없이 쓸 수 있는 돈을 버는 것' 등 개인 안위에 관련된 답을 많이 한다. 전 세계 엘리트 청년들이 세계 평화와 국가 공헌을 외칠 때, 우리 젊은이들만 꿈과 안정된 일자리를 추구하는 상황인 것 같아서 이 나라의 미래가 심히 걱정되는 상황이다.
한국을 예찬하던 짐 로저스란 미국 투자전문가가 공무원 시험에 줄 서는 한국의 청년들을 보며 한국에 대한 희망을 접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은 매우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노력에 의한 신분 이동과 같은 '아메리칸 드림'을 한국에서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만큼 빈부 격차가 늘고, 신분이동사다리가 끊긴 상태를 초래한 장본인이 필자와 같은 기성세대라는 점에서는 감히 젊은이들을 탓할 면목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청년들을 탓하기 전에, 청년들을 이렇게 만든 상황을 타파하고 정상을 회복하여야 할 것이다. 중한 죄를 지은 자에게 그에 합당한 중벌을 주고, 노력한 자에 대한 보상이 자산 가치 대비 훨씬 높아질 수 있도록 우리 경제는 정상을 회복하여야 한다. 이것은 효율 향상의 문제가 아니라, 정상의 회복에 관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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