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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내분? 우크라 "'농산물 수입 금지' 폴란드 등 3개국 WTO 제소"

입력
2023.09.1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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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등 3개국 "값싼 우크라산 곡물 수입 못해"

지난달 16일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연안의 항구도시 오데사의 곡물 저장고가 러시아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파괴돼 있다. 오데사=AP 연합뉴스

지난달 16일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연안의 항구도시 오데사의 곡물 저장고가 러시아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파괴돼 있다. 오데사=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의 결정에 반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 금지 조처를 유지하기로 한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3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무역대표부 타라스 카츠카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나라의 금수 조처가 법적으로 잘못됐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WTO 제소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우리가 폴란드로부터 과일과 채소 수입을 금지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폴란드가 이번 조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뒤 흑해가 막히면서 농산물 수출에 차질을 빚자 인접 동유럽 국가의 육로와 다뉴브강 수로 등을 통해 수출을 늘려왔다. 그러나 값싼 우크라이나 곡물 유입으로 현지 농산물 가격이 폭락했다. 이에 EU는 지난 5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5개국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의 직접 수입을 한시적으로 금지하고 경유만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이 조치는 이달 15일까지 적용된다.

그러나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는 자체적으로 금수 조처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문명화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고, 결국 WTO 제소까지 가게 된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는 폴란드 등 3개국의 '마이 웨이'에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EU 결속을 해칠까 염려해 즉각적인 반응은 자제하고 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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