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살아갈 숲 만들며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하는 KB금융

입력
2023.09.21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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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보전 일환 'K-Bee 프로젝트'
바다숲 조성부터 탄소배출권 기부까지
글로벌 환경 리더십 구축에도 앞장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세계 벌의 날(5월 20일)을 앞둔 5월 11일 KB금융이 서울숲에 개장한 2호 'K-Bee 도시양봉장'에서 차준환(뒷줄 가운데), 이해인(뒷줄 왼쪽)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어린이집 아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세계 벌의 날(5월 20일)을 앞둔 5월 11일 KB금융이 서울숲에 개장한 2호 'K-Bee 도시양봉장'에서 차준환(뒷줄 가운데), 이해인(뒷줄 왼쪽)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어린이집 아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만 꿀벌 약 78억 마리가 폐사했다. 전체 사육 꿀벌의 16%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뿐 아니라 2006년부터 미국과 유럽 등에서 관측된 '군집 붕괴 현상(CCD)'이다.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이상기후로 가을과 겨울이 원래보다 따뜻해지면서 생태계가 교란된 탓이다.

꿀벌은 인간이 재배하는 100대 주요 식용작물 중 70%가량을 수분매개한다. 양파·가지·토마토와 같은 채소류부터 아몬드 등 견과류, 사과·딸기·수박 같은 과일까지 범위도 다양하다. 꿀벌 멸종이 단순히 하나의 종이 사라지는 사건에서 그치지 않고 인류 생존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전조증상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일환으로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을 하고 있는 KB금융은 지난해 5월부터 꿀벌 개체 수 보전을 위한 'K-Bee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했다. 꿀벌 개체 수 감소에 대한 문제의식을 국민과 나누며 사회적 움직임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다.

'K-Bee 프로젝트'로 2026년까지 홍천에 10만 그루 밀원숲 조성

KB금융 직원 가족들이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설치된 'K-Bee' 도시 양봉장에서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KB금융 직원 가족들이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설치된 'K-Bee' 도시 양봉장에서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대표적인 사업은 밀원숲 조성이다. 밀원수는 벌이 꿀을 채취해오는 원천이 되는 나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까시나무와 헛개나무, 밤나무, 쉬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KB금융은 강원 홍천군 산림훼손 지역에 꿀벌을 위한 밀원숲을 조성해나가고 있는데, 2026년까지 헛개나무와 백합나무 등 10만 그루의 밀원수를 심는다는 목표다. 헛개나무는 개화 기간이 길고 꿀 생산량이 많다는 점이, 백합나무는 다른 수종에 비해 탄소 흡수량이 훨씬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도심 안에서도 K-Bee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KB금융은 지난해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꿀벌 12만 마리가 서식할 수 있는 '도시 양봉장 1호'를 조성했고, 서울식물원 내에는 야생벌을 위한 '비(Bee) 호텔'을 조성했다. 비 호텔은 양봉벌과 달리 야생벌이 들어가서 살기 좋은 형태로 설계된 구조물로, 이곳에서는 생태체험 교육도 실시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자체와 협업해 도시 양봉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며 "수확한 꿀은 저소득층 가정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올해 5월 20일에는 유엔이 지정한 '세계 벌의 날'을 맞아 서울숲에 2호 도시 양봉장을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꿀벌 12만 마리가 자리 잡고 살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일대에서는 어린이집 원아들과 함께하는 꿀벌 체험행사도 진행됐는데, KB금융이 후원 중인 피겨스케이팅 종목 차준환, 이해인 선수가 꿀벌정원 가꾸기 활동에 함께 참여해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도 했다.

바다에도, 산에도 숲 만들며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

지난해 12월 경남 남해군 언포마을에서 진행된 KB금융의 바다숲 조성사업. KB금융 제공

지난해 12월 경남 남해군 언포마을에서 진행된 KB금융의 바다숲 조성사업. KB금융 제공

KB금융이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또 다른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은 'KB 바다숲 프로젝트'다. 바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해역 내 잘피(Sea Grass) 숲 조성, 해양폐기물 수거 등 수중과 연안 정화 활동을 펼친다.

잘피는 바닷물에 적응해 바닷속에 잠겨 살고 있는 식물을 뜻하는데, 뿌리와 잎이 있어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탄소 흡수, 수질 오염원 차단, 해양생물 산란처와 서식지 제공 등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러나 과도한 간척사업과 해양환경 오염, 어업 행위 등으로 해마다 군락지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남해 잘피 군락지의 40%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지난해 경남 남해군 인근 연안에서 채취한 잘피 성체를 바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해역 내에 이식해 잘피숲을 조성하고 분기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출시한 공익신탁에 연계된 기부금으로 진행한 '블루카본 바다숲 조성' 사업의 일환이다. 올해 5월에는 바다숲 프로젝트를 확대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KB금융 각 계열사는 바다뿐 아니라 산에도 숲을 조성해나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맑은 하늘 숲' 사업으로 몽골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었고, KB국민카드는 임직원이 기른 실내공기 정화용 반려나무 2,000그루를 아동보육시설 66개소에 기부했다. KB라이프생명은 이달 강원세계산림엑스포 내 'KB라이프 탄소상쇄 숲'을 조성하고 탄소배출권을 기부할 예정이다.

KB금융의 환경경영 활동은 국제적 연대로도 확장되고 있다. KB금융은 2020년에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기업과 생물다양성 플랫폼(BNBP)' 이니셔티브에 가입했으며, 이외 넷제로은행연합(NZBA), RE100, 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 등에도 참여해 글로벌 환경 리더십을 구축한 상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앞으로도 청정 에너지 관련 사업 등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분야에 금융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며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는 말처럼 미래 세대를 위해 탄소중립으로 향하는 길을 고객 및 기업들과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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