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오세티야 분단-통일의 이면

입력
2023.09.20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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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 남오세티야 독립선언

조지아-남오세티아 경계(국경) 울타리를 지키고 있는 조지아 군인(혹은 경찰). AP 연합뉴스

조지아-남오세티아 경계(국경) 울타리를 지키고 있는 조지아 군인(혹은 경찰). AP 연합뉴스

대한민국(과 북한)을 세계 유일 분단국가라 말하는 건, 한반도 상황을 부각하기 위한 수사(修辭)일 뿐 사실이 아니다. 국제 사회가 인정하는 분단국가로는 중동의 북키프로스 터키공화국과 키프로스공화국, 아일랜드공화국과 영국령 북아일랜드, 이웃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 등이 있다.

흑해 인근 남-북 오세티야(Ossetia)는 국제사회가 부정하는, 사실 독자적인 국가로도 인정하지 않는 분단국가다. 단일 민족(사르마트족)으로 공동의 언어(오세티야어)를 쓰는 그들은 8세기 이래 통일왕국으로 지내다 12세기 몽골 침략을 받고 일부가 코카서스 산맥 남쪽으로 이주하면서 지리적으로 분단됐다. 정치적 분단은 1774년 러시아제국이 오세티야 조지아(옛 그루지야) 북부를 병합하면서 시작됐지만, 그 분단은 1801년 조지아 전체가 제국에 편입되면서 다시 봉합됐다. 그러다 지난 세기 러시아 혁명으로 소비에트 연방이 탄생하면서 남오세티야는 조지아공화국, 북오세티야는 러시아연방공화국 자치주로 각각 편입됐다.

1980년대 말 소비에트 해체와 더불어 잠복해 있던 갈등, 즉 남오세티야 민족주의 분리운동이 시작됐다. 위기감을 느낀 남오세티야 자치주 정부가 1989년 조지아어를 공용으로 지정하자 민족주의 진영 의회는 자치공화국 지위를 요구했고 1990년 9월 20일 아예 독립을 선언했다. 양측은 1991년 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내전(남오세티야 전쟁)을 치렀고, 러시아와 이웃 압하지야 공화국이 남오세티야를 지원, 영토적 지배권과 주권을 얻게 했다. 남오세티야는 현 러시아연방 북캅카스 관구 자치공화국인 북오세티야(공식명칭 북오세티야-알라니야 공화국)와 공식적인 통일을 이루진 않았지만, 2017년 국민투표로 국호를 ‘남오세티야-알라니야 공화국’으로 북쪽과 통일했다.

러시아와 니카라과 시리아 등 5개국을 제외한 국제사회는 남오세티야를 조지아의 ‘피점령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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