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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도, 책도 좋다면 ... 국내 최초 고양이 북페어 '냥냥북페어'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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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봐. 정말 귀엽다!"
16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의 갤러리 공간. 벽면을 가득 채운 고양이의 사진에 까르르 웃는 사람들 목소리가 공간을 메운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도 고양이, 왼쪽으로 돌려도 고양이, 앞으로 향해도 고양이 일색인 이곳은 국내 최초의 고양이 전문 북페어 '제1회 냥냥북페어' 현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인스타그램에서 20만 팔로어를 보유한 슈퍼스타 고양이 '히끄'의 사진이 손님을 맞이한다. 히끄는 품종묘를 판매하는 펫숍이 아닌, 길에서 입양된 고양이로, '성묘 입양 캠페인'을 위해 포토존이 마련된 것이다.
올해 '책을 사랑한 고양이'라는 주제로 처음 열린 북페어다. 고양이 일러스트레이터와 그림책 작가, 동물책 번역자, 고양이 전문 출판사, 고양이 책을 사랑하는 그림책방 등 15팀의 부스가 꾸려져 고양이 책과 굿즈, 애장품 등을 판매했다. 3분 만에 작은 고양이 초상화를 그려주는 창작자 앞에는 기다란 줄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사진가, 일러스트레이터의 개인전도 열렸다.
길고양이 세 마리를 입양해 같이 살게 되면서 느꼈던 포슬포슬한 감정을 담은 그림책 '고양이(사계절 발행)'를 2018년에 출간한 김혜원(47) 작가도 부스에서 독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 작가는 "책을 소개할 통로가 없었는데 이런 행사가 생겨 무척 반갑다"며 "고양이 용품을 파는 박람회는 많이 생겨났지만 '책'을 주제로 하는 건 처음이라 앞으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성원도 이어졌다. 김 작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식을 보고 행사를 찾아온 박선화(42)씨는 평소 좋아하던 김 작가를 실제로 보고 책에 사인을 받을 생각에 들뜬 모습이었다. 박씨는 "고양이를 좋아하는데 알레르기가 있어서 키우지 못하는 마음을, 고양이 굿즈를 사는 걸로 대신했다"며 "이곳에서는 1만 원짜리 고양이 자수가 있는 빗물받이 주머니를 구매했다"며 자랑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경기 수원에서 서울 마포까지 발걸음한 일가족도 있었다. 평소 할머니댁의 고양이 '바루'를 무척 예뻐한다는 정다윤(9)양의 한 손에는 북페어에서 구매한 바루의 미니 초상화가 손에 들려 있었다. 바루의 무늬와 닮은 고양이 열쇠고리도 샀다. 정양의 어머니 김승연(43)씨는 "아이가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사정상 키우지는 못하는데 다양한 굿즈를 살 수 있도록 행사가 더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고양이 전문 출판사 '야옹서가'의 고경원(48) 대표가 기획했다. 그는 15년 전 9월 9일 '한국 고양이의 날'을 만든 이이기도 하다. '고양이는 9개의 목숨을 가졌다'는 민간속담에서 착안, 길 위의 고달픈 생명이 주어진 단 한 번의 삶이나마 오래(久)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고 대표는 "검은 고양이의 날, 일본 고양이의 날 등 전 세계에는 다양한 고양이의 날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날이 없어 일 년에 하루만이라도 한국 고양이의 생명을 생각하는 날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15년 전 시작했다"며 "시장에서 독립출판과 동물출판의 입지가 넓지는 않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즐거운 방식으로 행사를 이어 나가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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