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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운명의 날...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민주당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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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운명의 날이나 다름없다. 이 대표 바람대로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3주를 넘긴 단식 투쟁의 성공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방탄' 오명과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으로 남는다.
반대로 가결되면 이 대표 본인은 물론 전체가 혼돈에 빠진다. 이후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자칫 민주당은 해체 수순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내년 총선을 불과 7개월 앞두고 원내 다수당 대표의 거취가 모든 이슈를 삼키며 최대 쟁점으로 부각한 기이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부결 기류가 우세하다. 체포동의안 찬성으로 돌아서는 이탈표가 30명 안팎에 미치지 못하면 2월과 마찬가지로 이 대표는 고비를 넘는다.
이를 계기로 당을 결집하고 검찰 수사에 반대하는 투쟁이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민주당 중앙위원들은 20일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무도한 야당대표 죽이기와 야당 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부결 이후의 대공세를 예고했다.
다만 체포동의안 부결은 일시적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진통제에 불과할 수도 있다. 검찰은 2월 대장동·성남FC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백현동·쌍방울 사건으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수사가 지속되고 있어 총선 전에 또다시 검찰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부결로 가더라도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동조하지 않는다면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2월 표결 당시 체포동의안 찬성(139표)이 반대(138표)보다 많이 나오자 민주당 극렬 지지층은 이탈표 색출 작업에 나서며 의원들을 압박했다.
사법 리스크 장기화도 부담이다. 이 대표 단식과 체포동의안 부결에 실망해 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다. 특히 이 대표는 6월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하고서도 이날 "정치검찰의 올가미를 표결로 부수자"며 부결을 호소해 대국민 약속을 뒤집었다. 비이재명계 한 의원은 “부결을 하더라도 왜 부결을 해야 하는지를 국민에게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면 이 대표에 대한 민주당의 불신임이나 마찬가지다. 책임소재를 놓고 상당한 내홍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 대표 리더십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고 강성 지지층은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겨냥해 불만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 재선 의원은 “부결되면 ‘방탄의 늪’에 빠지고 가결되면 당이 깨지는 ‘외통수’에 걸린 상황”이라며 “(지지자들이) 가결 표를 던진 한 사람을 찾기 위해 여러 의원을 상대로 표결 방향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 사유 없음’으로 결론 나면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검찰은 무리한 수사로 지탄받는 반면,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며 역공에 나서는 시나리오다. 2020년 7월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이 대표는 정치활동 보폭을 넓히고 입지를 굳힌 전례가 있다. 비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가 스스로 가결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제적으로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체포동의안 가결 후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현직 당대표 구속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당 지도부는 만에 하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면 “영장 발부와 기각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예상한다.
내년 총선까지 이 대표가 공천권을 쥐는 '옥중 공천'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자칫 민주당이 나락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경우 당헌당규에 ‘대표의 잔여 임기가 8개월 이내일 때’라고 규정돼 있어 연말이 지나야 가능하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면서, '민주당이 내 몫까지 목소리를 내 총선 승리를 이끌어달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부결이든, 가결이든 나쁠 것 없다는 분위기다. 한 재선 의원은 "부결이면 민주당의 방탄 정당, 이 대표 1인 정당 이미지가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며 "혹여 가결된다고 해도 곧바로 민주당이 새로 태어나기는 어려울 것이고 꽤 오랜 기간 계파 갈등과 강성 지지층의 공격, 옥중 공천 가능성 등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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