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만나 모텔로' 남성 29명 협박 4억 갈취 여성 2명 기소

술 취해 잠든 척 신체접촉 유도
"성폭력당했다" 허위 신고... 무고죄도 적용

검찰 이미지. 한국일보 자료사진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해 신체 접촉을 유도한 뒤 성폭력 범죄를 신고·고소하겠다며 협박해 4억 원대 합의금을 뜯어낸 여성 2명이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구미옥)는 공갈과 무고 혐의로 A(31)씨와 B(26)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 중순부터 올해 6월 22일까지 성폭력 범죄를 신고하거나 고소하겠다며 협박해 남성 29명으로부터 4억5,755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용 채팅 어플리케이션(앱)으로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한 뒤 술에 취해 잠든 척해 신체 접촉을 유도하고, 이를 빌미로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B씨는 "술에 취해 잠이 든 상태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남성 2명을 허위 신고한 혐의(무고)도 받고 있다.

검찰은 A씨가 신고한 성폭력 피해 사건을 수사하다가 B씨가 관여된 것을 확인하고 전면 재수사에 착수, 무고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보완 수사를 통해 이들이 번갈아가며 피해자들에게 성폭력 피해를 빌미로 합의금을 요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휴대폰 메시지와 녹음파일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억울하게 성범죄로 입건된 피해자들은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혐의 없음' 처분했다"며 "앞으로도 성폭력 범죄에 엄정 대응하는 동시에 신중하고 철저한 수사로 무고 사범 역시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