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적발된 개 번식장서 투자·배당받은 경찰관 감찰 착수

입력
2023.09.14 19:56
수정
2023.09.1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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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화성시 번식장에 투자한 경찰관 감찰
허가받은 번식장이지만 불법 운영
개 관리 등에 경찰관 관여한 정황 기록 발견

동물구조단체 '위액트'가 경기 화성시의 한 번식장에서 개 1,400마리를 구조했다. 위액트 인스타그램 캡처

동물구조단체 '위액트'가 경기 화성시의 한 번식장에서 개 1,400마리를 구조했다. 위액트 인스타그램 캡처

경찰이 동물보호법 위반 정황이 드러난 개 번식장에 투자하고 배당을 받은 현직 경찰관에 대한 감찰에 들어갔다. 해당 번식장은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았지만 불법 운영으로 논란이 됐고, 최근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20여 동물단체가 1,400여 마리의 개를 구조한 곳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경기 화성시의 개 번식장에 투자한 A경사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감찰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동물단체들은 강남서 소속 A경사가 개 번식장에 투자했고 분양 수익에 따른 배당을 받아 온 것으로 파악했다. 해당 단체들은 A경사가 투자뿐 아니라 개를 관리하는 등 운영에도 관여한 정황이 담긴 기록물을 발견했다. A경사는 전날 강남서 청문감사관실에 "운동하면서 만난 지인과 함께 투자했고 지난해까지만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이달 2일 경기 화성시의 번식장에서 구조한 개들을 옮기고 있다. '1400마리 공동구조단체' 제공

김동연 경기지사가 이달 2일 경기 화성시의 번식장에서 구조한 개들을 옮기고 있다. '1400마리 공동구조단체' 제공

해당 번식장은 투자자들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엄마 개를 분양한 뒤 태어난 새끼가 경매로 팔리면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번식장은 지자체의 허가를 받은 합법 시설이지만 허가 조건보다 1,000마리나 많은 개를 좁은 공간에 방치하고 죽은 개 100여 마리를 신문지에 싸서 냉동고에 보관하는 등 불법 운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임신한 엄마 개의 배를 갈라 새끼만 꺼내는 등 불법시술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경기 화성시의 한 개 번식장에서 1,400여 마리의 개가 구조됐다. '1400마리 공동구조단체' 제공

경기 화성시의 한 개 번식장에서 1,400여 마리의 개가 구조됐다. '1400마리 공동구조단체' 제공

김 지사는 이달 1일 동물단체의 제보를 받고 도 특별사법경찰단과 축산동물복지국 관계자들을 현장에 보내 개를 구조했다. 그중 700여 마리는 도가 시범 운영 중인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반려마루'와 화성시 도우미견 나눔센터가 보호 중이며 나머지는 코리안독스, 코리안K9레스큐(KK9), 카라, 위액트, 유엄빠, 라이프 등 20개 동물단체들이 치료와 입양을 돕고 있다.

번식장 관할 경찰서인 경기 화성서부서는 번식업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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