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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하바롭스크 군수공장으로… 전투기·핵잠 얻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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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4일 남동쪽 하바롭스크의 아무르강 인근 콤소몰스크나아무레를 향했다. 러시아 극동지역의 대표적 군사공업도시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위성 프로젝트 협력 약속을 얻어냈다면, 이번에는 생산시설을 찾아 러시아 전투기 도입을 타진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남한에 비해 열세인 공군력을 보강해 유사시 도발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다.
이곳에는 러시아의 첨단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57 등을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이 위치해 있다. 김 위원장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서 2001년과 2002년 하바롭스크를 방문해 군수공장을 시찰했다. 13일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우주기지와는 1,170㎞가량 떨어져 있다. 김 위원장 전용열차로 하루를 꼬박 달려야 하는 곳이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에 전투기 지원을 요청할 전망이다. 유력 기종은 1977년 초도 비행한 미그-29 전투기다. 서방권에서 ‘펄크럼’이라 부르는 이 전투기는 우크라이나전에서 폴란드군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적이 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미그-29기의 항속거리가 짧고 무장탑재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전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미그-29 계열 전투기 약 260여 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운용 중인 기체는 70여 대에 불과하다. 사실상 애물단지로 남아 있는 노후기종인 셈이다. 이에 미그-29를 북한에 넘기고, 러시아에 절실한 122·152mm 포탄을 북한에서 제공받는 거래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이 콤소몰스크나아무레 인근 ‘레닌스키’ 조선소에서 해군력 향상을 위한 군사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조선소는 옛 소련의 핵심 잠수함 전력이던 델타급·에코급·아쿨라급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한 전력이 있다.
북한은 최근 수중 핵공격이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을 건조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진수식에서 “앞으로 계획돼 있는 신형 잠수함들, 특히 핵추진잠수함과 함께 기존의 중형 잠수함들도 발전된 동력체계를 도입하고 전반적인 잠항작전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레닌스키 조선소가 보유한 핵추진 기술을 북한에 인도할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북한에 퇴역 핵추진잠수함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러시아의 대북 군사지원이 단순 무기 거래가 아닐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베트남 전쟁에 일부 공군 전력을 파병하긴 했지만 1953년 6·25전쟁 정전 이후 전면전을 겪은 역사가 없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와 전면전을 하고 있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위시한 대서방 전훈과 교리를 전수할 수도 있다.
러시아가 북한을 군수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낙후된 북한의 재래식 무기 공장에 관리인이나 고문관을 파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의 무기 공장 방문은 러시아의 군수공업 시스템을 전수받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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