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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지역 관통한 김정은... 66시간 강행군 거쳐 푸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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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까지 그의 전용열차는 러시아 극동 지역을 관통했다. 10일 평양을 출발한 이후 국경을 넘어 러시아의 기찻길을 종횡으로 누비며 육로 이동에만 3박 4일이 걸렸다.
경호에 유독 민감한 김 위원장이 타국 영토에서 이처럼 오랜 시간 머문 건 북한과 러시아의 두터운 친분을 과시하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상대국을 믿을 수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2019년 2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로 중국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베트남 하노이로 향했던 행보와 닮았다. 당시 중국은 북한의 가장 든든한 뒷배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러시아 현지 매체 등 외신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오전 6시 북러 국경 러시아 측 하산역에 도착했다.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 올레크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를 비롯한 러시아 중앙과 지방의 간부들이 영접을 나왔다.
노동신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기와 러시아연방 국기가 나부끼는 하산역에는 러시아연방무력 육해공군명예위병대와 군악대가 정렬해 있었다”며 “조로친선협조관계를 새로운 높이에로 승화발전시키시기 위하여 러시아연방을 공식방문하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맞이하게 된 하산역은 뜨거운 환영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김 위원장 전용열차 ‘태양호’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따라 이날 새벽쯤 하바롭스크에 도착했고, 다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로 향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 일정을 마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보스토치니 기지에 도착해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고 러시아 매체들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10일 평양을 출발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에 담긴 역 플랫폼 시계가 오후 6시 38분인 것에 비춰 김 위원장은 평양에서 정상회담지인 보스토치니 기지까지 이동에만 66시간가량 걸린 셈이다.
김 위원장이 2019년 하노이에 갈 때도 그랬다. 당시 김 위원장은 평양을 출발한 지 66시간 만에 중국과 베트남 국경의 동당역에 도착했다. 양국 모두 구 사회주의권에 속한다. 김 위원장이 친교를 다지기 위해 열차를 이용했다는 해석이 많았다.
김 위원장은 앞서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회담과 만찬을 마친 뒤 다음 날 북한으로 향했다. 푸틴 대통령도 일정을 이유로 모스크바에 돌아갔다.
반면 이번에는 극동지역 시찰에도 공을 들일 전망이다. 러시아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1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최소한 16일까지는 러시아에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 영토에서만 일주일가량 체류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장기간 러시아에 머문 것은 전례가 없다. 군사분야를 비롯해 러시아와 전방위 협력을 공고히 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또한 북한을 떠나 상당 기간 자리를 비워도 체제 안정을 흔들 위협요인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권력기반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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