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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예고' 여가장관 낙점된 김행, 젠더 인식은 尹대통령과 차이

입력
2023.09.13 17:55
수정
2023.09.13 17:5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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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원장 시절 "성인지 예산은 앞선 정책"
여성 사회진출 강조 '구조적 차별' 인식도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내정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내정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13일 내정된 김행(64)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언론인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 소통 능력이 강점이라고 평가받는다. 여가부 산하 기관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 원장을 역임해 여가부 정책 기능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김 후보자가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현 정부에서 어떻게 부처를 운영할지 주목된다.

김 후보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민주자유당 산하 여론조사기구인 한국사회개발연구소와 중앙일보 여론조사 팀장을 역임했고,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 후보가 창당한 국민통합 21의 대변인을 맡아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 언론사인 위키트리 부회장을 지냈고 2013년 청와대 대변인, 2014~2015년 양평원장을 지냈다. 지난해엔 이준석 전 대표가 물러난 후 꾸려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보수 정치인이자 논객으로 최근까지 윤석열 정부의 입장을 두둔해왔지만, 젠더 문제에 관해 김 후보자가 과거에 밝힌 생각은 여당 주류와는 거리가 있다. 김 후보자는 양평원장 시절 언론 인터뷰에서 "성인지 예산은 다른 나라보다 굉장히 앞선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대선 후보 시절 "성인지 예산 30조 원 중 일부만 떼내도 북핵 위협을 막아낼 수 있다"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과 차이가 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여성의 권리가 많이 높아졌지만 세계 10위권인 경제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며 "의사결정 위치에 있는 여성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부정했던 '구조적 성차별'의 존재를 지적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대통령실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는 여가부의 성평등 정책보다 가족 관련 정책 기능을 강조했다. 그는 "여가부는 대통령이 폐지를 공약한 부서지만 존속 기간 고유의 업무가 있다"며 "생명의 존엄성이나 가족의 가치,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어찌 보면 유일한 부서"라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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