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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한다고 정치가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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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생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와 93년생 곽민해 뉴웨이즈 매니저가 2030의 시선으로 한국정치, 한국사회를 이야기합니다.
아직 일상에서 선거철 분위기를 느끼기는 이르지만 정당에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총선 대비다. 국민의힘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 새 로고는 지난달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현수막에 가장 먼저 등장했다. '경제는 국민의힘'이라는 문구 사이에 쓰인 새 로고는 '국힘'의 자음을 강조하고 빨간색과 파란색을 혼합했다.
로고 변경으로 당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정당의 로고는 정당의 지향점이나 정책의 기조, 구성원과의 관계를 내포하는 시각 언어다. 국민의힘은 직전 로고를 결정했던 2020년 빨간색과 파란색, 흰색 등을 혼합해 쓰기로 결정하며 진보와 보수의 구분을 넘어서 포용의 정치를 하겠다는 방향을 담았다.
하지만 이번 로고 변경을 보면 국민의힘이 어떤 정책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갈 건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언론에 공개된 관계자 인터뷰를 읽어도 표현 방식에 대한 설명이 있을 뿐 정당이 로고에 담고 싶은 정책의 지향점이 선명하지 않다.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로고를 만들어 보자는 김기현 당대표의 제안이 있었고, 가독성이나 심미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 전부다.
새로운 로고와 정당이 연일 보여 주는 메시지 사이에 간극이 크다는 점도 의아하다. 국민의힘이 채택한 카피는 '경제는 국민의힘'이다. 어려워진 민생을 돌보겠다는 의지를 담은 선언이지만 이 기조가 정당의 메시지와 행보에까지 연결되지 못한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념과 역사 논란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돌보겠다는 카피와는 괴리가 보인다.
무엇보다 총선을 목표로 로고를 바꾸긴 했지만 공천 원칙을 세우고 조직을 꾸리는 일에는 미진하다.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선거 조직을 정비하거나 공천 룰을 확정하지 않았다. 인재영입위원회도 설치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 정당의 문제는 아니다. 선거법에 명시된 선거구 획정 기한보다 5개월이 더 지났지만 여야는 아직 총선 룰을 확정하지 않았다. 올해 초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임기 내에 선거 제도 개편을 완수한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어느 시점부터 그조차도 찾아보기 어렵다. 당장 연말부터 예비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데 말이다.
지금의 국회는 4년에 1번씩 열리는 중요한 경기인데도 관중이 모이지 않는 경기에 가깝다. 낡은 경기의 문법을 그대로 두고 외관만 바꾼다 해서 경기장은 붐비지 않는다. 국민의힘 로고 변경을 총괄한 송상헌 홍보 본부장은 지난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지 정비도 필요하지만 차별화된 메시지로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당의 이미지란 로고나 색상이라는 기표를 바꿔서 일순간에 달라지지 않는 실천의 영역이란 점을 짚은 거다.
정치가 실종된 시기다. 협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추석 밥상을 겨냥한 네거티브에만 집중하는 게 유권자에게도 느껴진다. '정치 실종'을 해결하지 않으면 민생을 두고 이익만 셈한다는 비판은 계속될 거다. 로고만큼 새로워질 정치의 룰이 무엇인지 묻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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