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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검찰, 소환 후에도 으르렁… '12일 출석' 놓고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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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이 의혹을 전력 방어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차례 소환 조사 이후에도 치열한 샅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의 핵심 혐의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재소환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 대표 측은 "검찰의 망신주기 수사"라고 맞서며 추가 소환에 대한 답을 미루고 있다. 열흘을 넘어선 이 대표의 단식투쟁도 수사 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검찰의 사법처리 일정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9일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등 혐의의 피의자로 소환 조사했다. 150쪽의 질문지를 준비한 검찰은 이날 조사를 끝마칠 계획이었지만, 단식 중인 이 대표가 건강상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구해 오후 6시 40분쯤 조사를 마쳤다.
검찰 측에선 이 대표 추가 소환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쌍방울을 통해 북한에 송금된 800만 달러 중 △스마트팜 사업 관련 500만 달러 부분에서의 이 대표 역할 △이 대표의 방북 비용으로 지목된 300만 달러 부분에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준비한 질문 중 80% 정도를 소화했지만, 핵심 혐의 등은 나머지 20% 정도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 자료가 이 대표에게 건네진 경위에 대한 이 대표의 입장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와 검찰은 조사 지연 이유를 서로의 탓으로 돌렸다. 조사를 마치고 검찰청사를 나선 이 대표는 "전해 들었다는 김성태(전 쌍방울 회장)의 말, 증거가 되지 않는 정황 이런 걸로 이 긴 시간을 보냈다"며 "정치검찰에 연민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조사 내내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해 핵심적인 부분에 대한 조사는 시작도 못했다고 맞섰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나 성남FC 후원금 의혹,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과 관련한 앞선 검찰 조사 때와는 달리, 검찰 주장의 근거가 되는 공문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거나 이를 읽을 시간을 달라고 하는 등 전보다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사 종료 후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대표는 질문과 무관한 반복적이고 장황한 답변, 말꼬리 잡기 답변으로 일관했다"며 "조서 열람 중엔 자신의 진술이 누락됐다고 억지를 부렸는데,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되었는지 답하지도 않은 채 조서에 서명을 날인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고 밝혔다. 당사자의 서명 날인이 없는 조서는 법정에서 정식 증거로 쓰일 수 없다.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소환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검찰은 12일 오전 10시 30분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이 대표는 "일정을 협의해 결정하겠다"며 확답을 미룬 상태다. 검찰 일각에선 구속영장이 추석 전에 청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이라고 의심한다. 검찰은 이 대표의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백현동 개발 의혹(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 변경) 사건과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부터 단식투쟁에 들어간 이 대표의 건강 상태도 영장 청구 시점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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