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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발생하면 심장에도 악영향”… 발병 위치 따라 기능 떨어져

입력
2023.09.10 16: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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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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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腦卒中·stroke)이 특정 부위에 발병하면 심장 기능에도 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졸중이 발생한 특정 뇌 부위가 손상되면 심장 기능이 멀쩡했던 사람도 기능이 떨어지기에 치료할 때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뇌졸중센터 서우근 신경과 교수, 이미징센터 박성지 순환기내과 교수, 정다다 영상의학과 임상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미국심장학회지 최근호에 게재했다.

연구 결과, 뇌로 혈액과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급성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이 발생한 환자 뇌의 오른쪽 뇌섬엽(insula)과 주변 영역, 좌측 정수리 피질이 심장 손상과 관련 있었다. 이 영역에 발생한 뇌졸중이 심장 좌심실 움직임에 이상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뇌는 자율적으로 박동하는 심장 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장 기능이 정상(좌심실 박출률 50% 이상)이었던 사람도 뇌졸중 발병 후 심장이 나빠질 때가 있기에 뇌와 심장 간의 관계를 추측하고는 있었지만 뇌와 심장의 어떤 특정 부위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지는 보고된 적이 없었다.

연구팀은 대뇌 피질에 심장 기능을 조절하는 특정 부위가 있을 것으로 보고 2016~2017년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에서 급성 허혈성 뇌졸중 진단을 받고 입원해 치료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 가운데 심장 기능이 정상(좌심실 박출률 50% 이상)인 286명에게 특수 심장 초음파를 이용해 좌심실 움직임 변화를 측정하고 기능을 확인하는 스트레인 검사를 했다.

그리고 심장 좌심실 기능 이상과 연관된 뇌 병변 부위를 찾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자료를 자체 개발한 영상 분석 프로그램과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기법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손상된 심장 좌심실에서 나타난 전반적인 움직임 변화뿐만 아니라 국소 부위 변화도 뇌졸중 발병 영역과 연관돼 있었다.

오른쪽 뇌에선 뇌섬엽 부리 쪽에서 꼬리 쪽 방향으로, 왼쪽 뇌에선 정수리 쪽에서 옆머리 쪽 영역으로 이동할수록 심장에서 기능 변화가 나타난 부위도 옮겨 갔다. 뇌 병변 위치 변화에 따라 좌심실에서도 영향을 받는 부위가 아래쪽 끝부분에서 위쪽 기저부로 이동하는 패턴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특히 뇌와 심장 간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섬엽 부위 외에도 왼쪽 정수리 피질의 영향도 새로 밝혀냈기에 앞으로 더 정밀한 환자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와 심장의 상호작용에 대한 의미 있는 증거를 제시했다”며 “환자들이 뇌졸중 외에 심장 문제로 인한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지 않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심장 좌심실을 세 부위로 나눠 분석했을 때 좌심실 움직임 변화에 이상이 생긴 곳에 따라 뇌 손상 영역도 조금씩 달랐다. 해당 영역에 뇌졸중이 발생하면 각 좌심실 부위도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빨간색(정점), 주황색, 노란색(기저부)으로 구분. 삼성서울병원 제공

심장 좌심실을 세 부위로 나눠 분석했을 때 좌심실 움직임 변화에 이상이 생긴 곳에 따라 뇌 손상 영역도 조금씩 달랐다. 해당 영역에 뇌졸중이 발생하면 각 좌심실 부위도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빨간색(정점), 주황색, 노란색(기저부)으로 구분. 삼성서울병원 제공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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