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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허리 뼈가 끊어졌다고?"

입력
2023.09.09 09:03
수정
2023.09.0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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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척추분리증, 뒤로 젖힐 때 허리 아프다면 의심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말 은퇴한 A(63)씨는 최근 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크게 놀랐다. 은퇴 후 건강 관리를 위해 인근 공원에서 꾸준히 걷기 운동을 즐기던 A씨는 몇 달 전 허리가 불편하더니 최근 통증이 심해져 신경외과에서 진료를 봤다. 검사 후 의료진이 ‘척추분리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허리 뼈가 분리되고 끊어지는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질병이라 오해해 근심부터 앞섰다. 하지만 주치의로부터 자세한 설명과 치료방법을 듣고 이내 안심했다.

우리 몸의 기둥이라고 불리는 척추는 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 천추 5개, 미추 4개로 총 33개의 척추뼈로 구성돼 있다.

척추뼈 한 개에는 원통 모양 척추제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 그리고 양 옆과 뒤로 뻗어진 돌기로 이루어져 있다. 척추분리증은 척추제와 척추제 사이를 이어주는 이음새 뼈 부위인 협부가 금이 가거나 끊어진 상태를 의미한다.

척추분리증은 협부가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났거나 노화, 외상, 반복적인 허리 충격, 바르지 못한 자세 등이 원인이다. 또한 레슬링·체조·다이빙·축구 등 과격한 운동 등을 반복해 협부가 과부하를 받아 발생하는 피로 골절로도 발생할 수 있다.

선천적이라면 증상 없어 모르고 지내다가 사춘기에 접어들어 급격한 성장으로 키가 크면서 증상이 나타나 알게 된다.

흔히 4번, 5번 요추에 많이 발생한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있거나,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걷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허리가 아프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 통증이 경미하기에 인지하지 못하고 지낼 떄가 많다.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내다가 척추분리증이 심해지거나 노화로 척추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면 위쪽 척추뼈가 앞으로 밀려나면서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위 척추뼈가 아래 척추뼈보다 배 쪽으로 미끄러져 나가면서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 생기는 질환이다. 방치하면 엉덩이나 다리 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

척추관 내 신경이 압박을 받아 허리나 엉덩이로 시작해 다리로 뻗치는 통증, 다리 저림, 시림 등 감각 이상 등이 나타난다. 주로 걸을 때 증상이 심해지므로 오래 걷기가 쉽지 않다. 또한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호전되는 것을 느낀다.

대동병원 척추센터 정동문 소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허리에 통증이 발생하면 대부분 허리디스크라고 불리는 추간판탈출증을 먼저 의심하지만 이는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돌출되는 질환인 반면 척추뼈 구조에 이상이 생긴 척추분리증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라며 “허리 통증이 발생하면 노화로 인한 만성질환이나 갑자기 무리를 해서 쉬면 나아진다는 등의 이유로 방치할 때가 많은데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진단을 위해서는 증상 상담 및 X선 촬영을 통해 척추뼈 구조를 확인한다. 의료진 판단 하에 척추뼈가 밀려나거나 분리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한다. 디스크 상태. 신경 압박 정도, 인대, 근육 등의 확인을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

증상이 약하면 약물 요법·물리 치료·보조기 착용 등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15분 이상 걷지 못하거나 발목·발가락 감각이상 또는 마비 증상이 있거나 통증 등으로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신경차단술(nerve block) 등과 같은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허리 질환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자세로 일상생활을 하게 자세를 교정하며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평소 걷기 등 허리 근육 강화를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좋으며 신체 움직임이 많은 운동을 할 때에는 반드시 전후로 스트레칭을 하도록 한다. 허리 통증(요통)이 발생했다면 침대에 누워 안정을 취하고 통증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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