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가슴·새가슴 등 ‘흉벽 기형’, 다양하게 치료 가능

입력
2023.09.10 18:5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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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새가슴 교정 전과 교정 후 컴퓨터단층촬영(CT) 모습(위쪽)과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새가슴 교정 전과 교정 후 컴퓨터단층촬영(CT) 모습(위쪽)과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가슴 모양 이상을 ‘흉벽 기형’이라고 한다. 흉벽 기형에는 오목가슴·새가슴이 많은데 복합형도 적지 않다. 가슴이 대칭이 아니라 비대칭일 때도 있고, 아래쪽 늑연골이 돌출돼 있는 늑연골플래어까지 더해지면 가슴 모양이 정상인데도 착시 효과에 의해 오목가슴으로 오진하기도 한다.

흔히 오목가슴은 앞가슴이 움푹 들어가 있으므로 폐와 심장이 눌릴 것이라고 여겨 좀더 심각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병원에서 폐 기능 검사나 심장 기능 검사를 해봐도 딱히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고 전혀 문제없는 건 아니다. 평소에는 문제없지만 운동할 때는 몸에서 산소를 많이 요구하므로 심장박동 수가 올라가고 심장 박출량이 늘어나야 하는데 심장이 눌려 있어 심장 박출량이 충분히 늘어나지 못해 금세 지치고 지구력이 떨어지는 걸 느끼게 된다.

흔히 오목가슴은 선천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어릴 때는 가슴 모양이 정상이었지만 성장기에 갑자기 오목가슴 또는 새가슴이 되는 경우도 상당히 흔하다.

오목가슴 치료는 주로 수술로 이뤄지지만 최근 흡입기를 통해 완치하기는 어렵더라도 조금이나마 효과를 보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수영과 심호흡을 통해 호전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흉부외과 의료진과 상의하면서 함께 고민하고 관리하길 권한다. 왜냐하면 흉벽의 단단한 정도가 어린이마다 달라 스스로 판단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새가슴은 오목가슴과 달리 앞으로 돌출돼 있기에 폐나 심장이 눌리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오목가슴은 옷을 입으면 가려지지만 새가슴은 옷을 입어도 티가 나기에 환자 자신은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새가슴은 수술보다 흉부 압박 보조기를 이용한 비수술적 치료가 주가 된다. 7개월~1년간 흉부 압박 보조기를 하루 평균 12시간씩 착용해야 하기에 보조기를 꾸준히 착용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부모님과 새가슴을 가진 자녀 사이에 신경전이 많이 생긴다. 성실하게 착용하면 좋지만 그게 어려우면 빨리 수술로 깔끔하게 치료하는 것도 방법이다.

오목가슴과 새가슴이 복합적으로 있으면 판단이 더욱 어렵다. 완치하려면 수술적 치료가 가장 좋지만 새가슴 부위만 압박해도 훨씬 좋아 보일 때에는 흉부 압박 보조기 치료를 하면서 수영을 통해 오목한 부위가 완화되도록 지켜보기도 한다.

늑연골플래어는 국내에서는 아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분야인데, 실제로는 이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는 이가 적지 않다. 어릴 때는 누구나 배가 나와 있어서 약간의 늑연골플래어가 문제없지만 성장하면서 복근이 생기고 늑연골플래어가 완화돼야 하는데 여전히 돌출돼 있다면 상당히 신경이 쓰이게 된다. 특히 여성은 가슴보다 늑연골플래어가 더 나와 보이면 적지 않은 고민거리가 된다. 치료로는 흉부 압박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늑연골을 절제하는 수술이 있다.

필자는 진료실에서 수영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수영을 습관화하면 심폐 운동이 되면서 가슴벽이 확장돼 흉벽 균형이 잘 맞게 되고 오목가슴이 교정되는 효과가 있으며 또한 지구력·체력을 키우므로 자신의 신체와 공부·일 등에서도 자신감이 생기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흉벽 기형에 특화된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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