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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대화 내내 법조계 인맥 자랑... 대선 관련 발언은 없어

입력
2023.09.07 20:07
수정
2023.09.07 22:5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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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신학림-김만배' 녹음본 전체공개
대장동 언급하며 저축은행 수사 무마 과시
뉴스타파 "보도 과정에서 신학림 개입 없어"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7일 0시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7일 0시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허위 인터뷰를 보도한 의혹을 받는 인터넷 신문 '뉴스타파'가 7일 두 사람이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과 녹취록을 삭제 없이 전체 공개했다. 뉴스타파는 "대화 당시는 김만배가 알려지지 않은 때로, 오염되지 않은 증언이라고 봤다"며 보도 경위도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날 홈페이지에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대화가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파일은 2021년 9월 15일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이 경기 성남시의 한 카페에서 나눈 대화로, 1시간 12분 분량이다. 별도로 제작한 8분 분량 영상에 해당 보도를 결정하게 된 상황도 소상히 담았다.

먼저 뉴스타파는 대화 시점을 들어 허위 인터뷰 의혹을 반박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결정되기 50일 전으로, 특정 후보를 겨냥한 조작 인터뷰라는 의심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주장이다.

여권이나 대통령실이 허위 인터뷰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한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은 대화 초반에 등장한다. 김씨는 대장동 사업을 소개하며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이라는 이름을 언급했고, 과거 조씨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으로 수사를 받을 때 자신이 박영수 전 특검을 통해 대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과시하기도 했다.

논란의 '윤석열 커피' 의혹에 대해서도 새로운 내용이 드러났다. 녹취록 속 신 전 위원장이 "박영수가 윤석열하고 통화를 해서 조우형이 박○○(주임 검사)와 커피 마신 거냐" 묻자 김씨는 "아니, 혼자. 거기서 타주니까 직원들이"라고 말했다. "검사 누구를 만났느냐"는 질문엔 "박○○를 만났는데, 박○○가 얽어 넣지 않고 그냥 봐줬지"라고 답했다.

지난해 3월 뉴스타파 보도에서 김씨가 "커피 한잔 주면서 '가 임마' 이러면서 보내더래.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라고 말한 뒤 "박○○ 검사가 커피, 뭐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는 내용이 공개된 것과는 어긋난다. 뉴스타파 측은 "대화의 핵심은 커피가 아니고 조우형에게 박영수를 소개한 뒤 수사가 무마됐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녹취록을 보면 김씨가 여러 차례 "이거 기사 나가면 나도 큰 일"이라거나 "형(신학림), 이거 쓰면 안 돼"와 같은 말을 반복하는데, 뉴스타파는 이를 두고 "짜고친 인터뷰라고 볼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보도 직전 등장인물을 상대로 사실 확인 절차도 거쳤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내부 논의를 통해 보도를 결정했으며, 그 과정에서 신 전 위원장의 개입 여지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녹취록만 33쪽에 이르는 긴 대화였지만, '대선'에 관한 언급은 전무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소개하는 내용이 대부분으로, 법조계 인맥 자랑 등 김씨의 과시성 발언으로 읽히는 대목도 곳곳에 담겼다.

김씨가 가짜 인터뷰를 기획했다는 의혹을 밝히기 위해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검찰은 김씨가 신 전 위원장과 공모해 대장동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시도를 했을 것으로 의심한다. 김씨가 다른 대장동 일당과의 대화 등을 통해 "우리는 이재명 대표와 한 배를 탔다"거나 "형이 광야로 끌고 갈 테니 모른 척하라"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 그 근거다.

다만, 두 사람의 이날 대화에서 '대선 여론조작' 공모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검찰 특별수사팀이 김씨의 대선개입 혐의를 입증하려면 김씨가 별도의 통로를 통해 신 전 위원장에게 허위의 인터뷰를 게재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거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허위 인터뷰의 목표가 '대선 개입'이었다는 물증을 찾는 것 역시 수사팀의 과제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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