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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술 전쟁, 이번엔 스마트폰서… “화웨이 칩 조사” vs “아이폰 사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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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기술 전쟁이 반도체에서 스마트폰으로까지 무대를 확장하며 더욱 불붙고 있다.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의 최신형 스마트폰에 사용된 고성능 칩을 문제 삼으며 제재망 강화를 시사하고 나섰다. 중국 역시 자국 공무원·공기업 직원들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리는 등 미국의 대표 기술 기업인 애플을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를 방문 중인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화웨이에 반도체를 납품하는 중국 기업 SMIC에 대해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게 확실해 보인다"며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SMIC는 미국의 지적 재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문제가 된 건 지난달 29일 화웨이가 출시한 최신형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다. 7㎚(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으로 제작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 9000s'가 탑재됐는데, 7나노 공정은 2018년 출시된 아이폰에 들어간 반도체의 기술과 동급으로 평가된다. 중국 내에서 "반도체 기술 자립(반도체 굴기)이 돌파구를 찾았다"는 환호가 쏟아진 이유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7일 "메이트60프로에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기린'이 탑재됐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 중국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선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매콜 위원장의 'SMIC 조사' 촉구가 이를 방증한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6일 "(화웨이 신제품에 사용된) 반도체에 대한 추가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며 제재망 점검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출시 시점이다. 메이트60 프로 출시일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 기간(지난달 27~30일)과 겹쳤다. 러몬도 장관이 대중 무역 규제 정책을 총괄하는 인사라는 점에서, 하필 그의 방중 기간 중 화웨이가 최신형 스마트폰을 시장에 공개한 건 예사롭지 않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우연만은 아닐 수도 있다"며 미중 간 기술 갈등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 현지에선 '미국이 중국한테 한 방 먹었다"는 조롱도 쏟아진다. NYT는 "러몬도 장관이 새 스마트폰을 들고 '나는 화웨이를 지지한다'고 말하는 이미지가 새겨진 스마트폰 케이스 판매량이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을 막으려는 미 정부 노력이 헛발질로 끝났다는 풍자인 셈이다.
한국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는 7일 "반도체 컨설팅 업체 테크인사이트에 '메이트60 프로' 부품 분석을 의뢰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D램인 LPDDR5와 낸드플래시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의 제재 이후 화웨이와 거래하지 않고 있다"며 정확한 파악을 위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반도체의 구체적 사양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은 애플을 겨누기 시작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공무원들이 애플 아이폰 등 외국산 스마트 기기를 사무실에서 사용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아이폰 금지령'을 공무원뿐 아니라, 국영기업 직원들에게도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중국의 조치는 미국에 맞대응 성격이 짙다. 미국은 2019년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제재 대상에 올린 데 이어, 최근 중국 영상 플랫폼 틱톡 사용도 금지하는 등 중국 통신기업을 옥죄고 있다. 이에 애플을 타깃 삼아 미국에 역공을 취하는 전략일 공산이 크다.
아이폰 15 출시를 앞두고 상승세를 이어 왔던 애플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애플 주가는 나스닥 등 미국 증시에서 3.5% 이상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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