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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국민연금 개혁…의외의 복병 '수급개시연령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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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산하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지난 1일 제도 개선안 밑그림을 발표한 이후 연금개혁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비롯해 곳곳에서 소득대체율이 빠진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지급(수급) 개시 연령 상향도 개혁안 마련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올해 만 63세인 수급 개시 연령은 오는 2028년에 64세, 2033년에 65세가 된다. 재정계산위는 오는 2093년까지 적립 기금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이 같은 수급 개시 연령을 2048년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재정계산위 방식을 적용하면 5년마다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이 한 살씩 높아져 2038년 66세, 2043년 67세, 2048년 68세가 된다.
소득대체율 논란에 가려져 수급 개시 연령 조정이 크게 부각하지 않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은 불만을 쏟아낸다. 법정 정년이 만 60세인데, 68세에 연금을 받게 되면 정년퇴직 후 연금 수령 시점까지 소득 공백에 대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68세로 수급 시기가 늦춰지면 손해를 보고 받는 조기노령연금도 63세부터 가능해질 수 있다. 정년 조정이 없을 경우 2048년 즈음에 수급권이 생기는 현 2030 직장인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직장인 박모(37)씨는 "법정 정년이 60세이고 기업들이 정년 연장을 하더라도 연금 지급 연령이 68세로 상향되면 소득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정년 직후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급시기를 조정하거나 정년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모(35)씨도 "소득 공백을 메우려면 퇴직 후 재취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며 "공백에 대안이 없다는 건 결국 사적연금이나 개인저축에 의존해야 한다는 뜻인데, 이럴 바엔 공적연금을 왜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가입자단체는 현재도 은퇴 이후 연금을 받기까지 2, 3년의 공백이 발생해 손해를 보더라도 조기노령연금을 택하는 은퇴자들이 많은데, 수급 연령이 높아진다면 소득 공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김태훈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여유가 있어 사적연금 등을 가입했던 사람도 소득공백 때문에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2033년에 수급 개시 연령이 상향되는데 굳이 지금 더 높여 공백을 크게 할 이유가 있냐"고 꼬집었다.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국민의 수용 여부를 중시하는 만큼 실제 개혁이 이뤄지기까지는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오종헌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까지 늦추는 안을 국민이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용자, 노동자 등 모든 국민이 반대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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