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문 전 대통령 "백선엽 친일이면 文 부친도 친일" 박민식 장관 고발키로

입력
2023.09.06 15:46
수정
2023.09.06 16:12
구독

박민식, 백선엽 친일파 부인 과정서
"일제 시대 농업계장은 친일 아니냐"
문 전 대통령 측 "농업계장은 해방 후"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스1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는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백선엽 장군의 친일 행적에 대한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을 끌어들이면서 야당의 반발을 샀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부친이 흥남시 농업계장을 한 시기는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이후"라고 반박하며 박 장관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의 발언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 장관의 친일 행적과 관련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의원은 "어제 이종찬 광복회장이 성명에서 '백선엽이 친일행위자가 아니라고 한 적 없다. 박 장관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며 박 장관을 향해 사과를 촉구했다. 박 장관은 지난 4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이 회장이 백 장군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아니라고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이 회장의 성명을) 잘 보시면 '친일행위자가 아니라고 한 적 없다'고 돼 있는데, '친일행위자라고 말한 적 있다'고도 돼 있지 않다"며 "제가 사과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백선엽이 스물몇 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1920년생으로 나이가 똑같은데,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며 문 전 대통령 부친의 친일 논란을 끌어들인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박 장관 발언에 강하게 항의했다.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지금 장관께서 너무 오버하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고,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사람이 살면서 비교를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다"며 "장관은 장관답게 행동하는 것이 더 낫다"고 반발했다. 반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부친이 일제 시대 관직을 했는데 우리가 친일이라고 한 번이라도 공격한 적 있느냐"고 박 장관을 엄호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하신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라고 반박했다. 이어 "고인에 대한 대단히 악의적인,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문 전 대통령은 박 장관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태경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